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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구 동구 지묘동 서원연경공원 인근 동화천에서 동구청·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펼치고 있다. 나무를 베고, 평탄화 작업을 마친 동화천과 검게 썩은 웅덩이가 |
대구 동화천 일대 생태하천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동구청과 지역 환경단체가 합동 현장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완료된 동화천 정비사업으로 하천 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
8일 동구청은 지묘동 서원연경공원 인근 동화천 일대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진행한 하천 정비사업 탓에 이 곳의 물길이 바뀌자, 지역 수생 생태계가 파괴될 위험에 처했다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의 지적이 따른 것이다.
앞서 동구청은 작년 9월 19일부터 12월 10일까지 동화천(왕산교~대원사) 하천정비사업을 했다. 하천 치수 및 이수 기능을 개선해 집중 호우시 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하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한쪽으로 치우친 물길을 유역 가운데로 옮기고, 폭을 넓히기 위한 평탄화 작업도 진행했다. 물길을 가로막는 퇴적토 및 나무 등도 제거했다.
이날 현장 조사에 나선 구청 건설과 하천팀과 환경연합 관계자는 일부 하천 구역을 살펴본 결과, 천연기념물 '수달' 등 여러 종의 생물이 서식 중인 흔적을 발견했다. 물길이 바뀌면서 물 유입이 차단된 일부 구역에 웅덩이가 생긴 채 썩고 있는 점도 직접 확인했다.
박호석 환경연합 상임대표는 "동화천은 도심하천인데도 물고기, 다슬기, 민물조개 등 15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그런데 동구청이 하천 정비를 이유로 수백 그루의 나무를 벌목했고, 이젠 자연스러운 물길마저 바꿔버렸다. 게다가 인위적으로 바꾼 물길은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간다. 행정력만 낭비했다"고 꼬집었다.
구청 측은 환경 보호와 관련한 각종 지적 사항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생태계 복원을 위한 후속 조치로 이번 주 중에 하천 물길 조정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진호 동구청 하천팀장은 "이 구역은 물길이 좁아 유속이 빠르다. 집중호우 때 물 흐름이 정체되면 상류가 범람하고, 빠른 유속은 하류 석축을 무너뜨린다. 정비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부 구역에 생태계 복원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엔 동의한다. 정비된 구역 상단부에 작은 샛길을 하나 더 내면 구청이 의도한 물길 이동 및 확장, 기존 물길의 수생 생태계 보호가 모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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