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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31일, 대구 농산물 유통의 한 축을 담당했던 대구공판장이 4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 27일 마지막 경매가 이루어진 뒤 농협은 남은 물건의 판매 기한을 2월 17일까지로 통보했으며, 이후 공판장은 완전히 폐쇄될 예정이다. 한 상인은 공판장에서 홀로 앉아 한 끼를 해결하며 "20년 넘게 이곳에서 일했지만 하루아침에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저축도 없이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앞날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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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매인은 중도매인과 소매상 사이에서 물품을 매입해 지역 상인들에게 공급하는 유통업자다. 그러나 농협과 정식 계약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농협이 운영하는 유통 구조에서 중도매인만이 공식 유통 주체로 인정되면서, 하매인들은 공판장 통합 과정에서 협의 대상에서 배제된 상태다. 공판장 내부에 각종 농산물이 진열되어 있지만, 손님은 드물어 상인들은 생계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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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매인들은 농협이 언론을 통해 도의적 지원을 언급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하매인은 "경매는 중단됐고, 이후 생계에 대한 대안도 없다. 우리는 방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남은 물건을 처리할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후 생계를 이어갈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판장 출입구에는 '영업 종료 및 공판장 이전 안내'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어 폐쇄의 현실을 실감케 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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