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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의 청년 농부 박세준씨가 직접 키운 수출용 딸기 금실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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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딸기 금실. |
설 연휴가 끝난 지난 3일 오전, 경북 상주의 청년 농부 박세준(37세)씨의 비닐하우스 내부는 동남아 수출용 딸기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올해로 딸기 농사 2년 차인 박씨는 베트남과 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금실'과 경북에서 직접 육묘한 수출 딸기 '비타킹'의 생육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이 딸기는 과피가 단단하고 완숙 단계에서 맛이 뛰어나 수출에 적합한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씨는 "첫해보다 숙련도가 높아져 생산량이 1.5배가량 늘었다"며 "설 이후 가치가 상승하는 수출용 딸기를 지속 육성해 부농이 되고 싶다"라고 웃어 보였다.
같은 날 남상주농협 수출 딸기 선별장에선 직원들이 먹음직한 딸기(20g)를 정성스럽게 소포장하고 있었다. '코리아 스트로베리'라고 적힌 수출용 박스에는 주력 수출 품목인 금실과 눈처럼 새하얀 스노우벨리(피치벨리) 딸기가 겹겹이 쌓였다. 풋사과처럼 청량하고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스노우벨리는 일반 수출용 딸기보다 시세가 1.5배 가량 높아 고소득 작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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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주농협 수출 딸기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수출용 딸기를 포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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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 농가들이 생산한 스노우벨리. |
농가들이 수출 딸기에 집중하는 이유는 설 이후에도 가격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5일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전국 산지공판장 딸기 시세는 설 연휴 전 주말인 지난달 26일 1㎏당 1만9천367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4일 기준 1만1천387원으로 급락했다. 반면 경북지역 수출 딸기는 같은 기준에 2만1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영준 경북통상 팀장은 "설 이후 가격이 급감하는 국내 딸기 시장과 달리 수출 딸기는 5월까지 일정한 가격대를 유지하는 편"이라며 "작년 기준 국내 유통 딸기는 3월 이후 ㎏당 1만원 이하까지 떨어진 반면, 수출 딸기는 최대 1만5천원 선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경북 지역 딸기 수출 농가도 늘고 있다. 남상주농협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수출 딸기 농장은 8곳에서 11곳으로 늘었다. 상주 전역 딸기 농가가 42개소란 걸 고려하면 4 곳 중 1곳이 수출용 딸기를 재배하는 것이다. 경북지역 딸기생산수출전문시범단지인 포항과 고령에서도 수출 딸기 농장이 늘고 있다. 특히 고령에선 한국에서 인증받은 친환경 딸기로 홍콩 시장을 집중 공략 중이다.
고령에서 친환경 수출 딸기를 재배 중인 이헌광씨는 "지난해 중국산 딸기의 잔류 농약 문제가 발생하면서 홍콩에서 한국산 친환경 딸기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홍콩으로 나가는 친환경 딸기는 일반 수출용 딸기보다 30% 높은 시세로 팔린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수출용 딸기의 품질 개선과 생산시설 현대화를 골자로 한 베리 굿 프로젝트'를 통해 경북 딸기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현재 경북의 딸기 재배 면적은 434㏊, 생산량은 연간 1만 4천579t으로 국내 총생산량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물량은 43t으로 국내 수출 물량의 0.9%에 불과한 상황이다. 도는 올해 수출 물량을 100t 이상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수출액 1천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 국장은 "다가올 TK신공항 시대에 경북에서 생산한 수출용 딸기가 전 세계로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