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 국가 예산지원 절실"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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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0  |  수정 2025-02-10 08:11  |  발행일 2025-02-10 제16면
대구오페라하우스 포럼 개최

국내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 국가 예산지원 절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7일 별관 2층 카메라타홀에서 국내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으로서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포럼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맨 왼쪽)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이뤄졌다. 왼쪽 둘째부터 토론자로 참석한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혜연 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류진교 대구성악가협회장,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

열악한 재정·인력 부족 고충 토로

국립오페라단 예산 10분의 1 수준
연습실 부재·무대 설비 개선 시급
市 21년간 지원 지방재정 한계 체감
"정부와 소통 예산확대 모색해야"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그 이름에 걸맞게 운영될 만한 재정적 여건과 인력이 지극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17년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되는 눈부신 자산을 가졌지만 이를 활용하기에 열악한 재정적·인적 환경으로 대구오페라의 가치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이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지역 단위 극장을 넘어 국가 브랜드화되기 위해서는 지방 재정뿐 아니라 국가 예산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7일 별관 2층 카메라타홀에서 국내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으로서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열악한 재정과 부족한 인력에 대한 가감없는 토로와 함께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제언들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은 △박인건 극장장(국립중앙극장) △서혜연 교수(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 △오동욱 선임연구위원(대구정책연구원)의 발제에 이어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단국대 문화예술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자로는 발제자 3인(박인건 극장장, 서혜연 교수, 오동욱 선임연구위원)과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류진교 대구성악가협회장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이 함께 했다.

이날 발표 자료 등에 따르면 국립오페라단의 1년 예산은 약 190억원이다. 반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연간 예산은 약 20억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전용극장이 없는 국립오페라단과 달리,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예산에는 건물 운영비까지 포함돼 있다.

국내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 국가 예산지원 절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또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인력은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시설팀·무대팀을 제외하면 10~12명에 불과하다.

연습실 부재 등으로 공연장 가동률도 저조하다.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기획공연 및 대관 공연 합계(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 자료)는 총 68일에 그친다. 극장 가동률이 고작 19%인 것. 이는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지난해 극장 가동률 68%(218일)보다 현저히 낮다. 반면 설비 노후화로 인한 무대 점검에는 36일이나 소요돼 타 기관 대비 다소 길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를 역임했던 박인건 국립중앙극장장은 "대구 시내에 돌아다녀 보면 오페라 부동산, 오페라 술집은 봤어도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알리는 오프라인 공간은 없다. 대구가 오페라 육성을 위해 애쓴다는 노력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만한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극장 가동률이 낮은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수익성을 추구하는 기관도 아니고 좋은 공연은 무료 대관으로 유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콘서트하우스가 협업해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음악 축제를 마련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코로나 때 단 한 번 쉬고 21회째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한 무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의 예산지원이 절실하다는 것도 대다수 참석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열악한 예산 규모에 크게 놀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은 "유럽 극장의 경우 국립오페라단처럼 전액 국고를 지원받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시에서 50%, 국가에서 50% 등과 같이 여러 형태로 예산을 지원받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처럼 온전히 대구시의 예산에만 기대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향후 정부와 소통을 거쳐 국고를 지원받아 예산을 양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대구오페라의 무형의 가치는 엄청나다. 사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구가 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대구를 파트너로 택할 수 있게 내부·외부 마케팅에 전력해야 한다"면서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가지는 강점 중 하나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로고를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로고를 활용하고 다른 유네스코 창의도시와의 교류를 활성화해 대구의 음악 도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이 중앙에 집중된 문화예술활동의 지방 이전과 청년 예술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이 시기를 활용해 대구 오페라와 대구 음악이 글로벌 문화 발산지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대구시가 21년 동안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극장 운영에 있어 지방 재정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문화정책의 주된 방향 중 하나가 문화예술활동의 지방 이전에 있는 만큼 국가의 지원을 확보할 호기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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