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한국시장 직진출하나…알리익스프레스 전철 답습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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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0  |  수정 2025-02-10 17:31  |  발행일 2025-02-11 제12면
최근 인력 채용·배송 계약 검토…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될 듯

중국계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는가 하면 한국 주요 물류 업체와 계약하는 등 행보를 보이면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10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홀딩스(PDD) 자회사인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의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부 직군은 이미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간 테무와 협업하는 복수의 통관업체에서 한국 내 '라스트마일'(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물류를 담당해왔지만,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한국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테무의 이러한 움직임을 한국 사업의 현지화 또는 시장 직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한다.

테무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1년 이상의 판매 사이트 운영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테무는 한국 판매사이트 개설 이래 무서운 속도로 한국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 명으로 쿠팡(3천302만 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한국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2023년 8월, 52만명의 이용자 수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17.5배로 폭증한 셈이다.

테무의 움직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전 가시화한 것도 주목된다. 사업 기반이 있는 미국에서의 영업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거래액 242조 원대의 세계 5위권 이커머스 시장인 한국을 대체국으로 점찍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테무가 한국 시장 현지화에 박차를 가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 구도와 판도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세계 최대 이커머스 시장인 미국에서 테무가 온라인 쇼핑몰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며 현지 유통업계를 뒤흔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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