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 내 '타임빌라스 수성'의 현재 공사 공정률은 1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n
롯데건설이 서울 본사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또다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 건설현장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부동산 경기침체 상황과 맞물리면서 이미 정비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역 롯데건설 공사 현장은 달서구 본동 '달서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오피스텔 포함 529세대)'와 수성알파시티에 조성되는 '타임빌라스 수성' 쇼핑몰 2곳이다. 여기다 착공 전인 정비사업 8곳, 자체 개발사업인 신천동 200세대 규모(973억원) 주상복합아파트, 1천400세대 규모의 대규모 단지 등이 남아 있다. 신천동 사업은 인력을 배치해 착공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롯데의 공사현장과 대기현장이 상당한 가운데 쇼핑몰 개발사업과 정비사업은 여파가 우려된다.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타임빌라스 수성'의 현재 공정률은 15% 수준. 약정한 준공일까지 1년4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공사 진척이 더뎌 준공을 맞출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대구를 포함한 전국 모든 현장의 공사를 중단하고 열흘간 단체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측은 '준공일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은하 대경경자청 혁신성장본부장은 “자금난 위기 문제가 나오면서 롯데건설 본사 임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구 사업장은 공사 중단 없이 예정대로 준공에 맞춰 진행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건설업계는 내년 6월 준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많은 조합원의 거주 문제가 걸린 정비사업도 문제다. 롯데건설 측은 지역의 어려운 분양경기를 내세우며 사실상 사업 진행을 중단했다.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둔 착공 전 대구지역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조합 4곳과 조합설립인가 단계의 4곳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조합 측은 “사실 롯데 측 자금 문제로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시공사가 조합 운영비를 비롯해 각종 용역이나 공사비 검증비용 등 사업단계별로 자금을 투자해야 하지만 현재 비용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이 같은 사정은 대구의 다른 조합도 마찬가지로, 주택경기 침체를 이유로 정비사업에 손을 놓고 있어 조합원들의 애를 태우며 시간만 지체되고 있다. 달서구 본동 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의 경우 대구 최초로 안심보상제도를 도입했다. 분양 후 계약자들이 일정 시점 계약해지를 원할 시 위약금 없이 계약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하지만 미분양이 상당해 롯데건설 측 유동성 악화의 하나로 지목된다.
롯데건설 영남지사 측은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그룹 차원의 기조에 부합하는 차원에서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중으로 자금 문제는 없다"면서도 “사업지별 사업성을 따져 사업을 진행할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 사업성을 살펴보고 진행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부지 매각을 포함한 1조원 규모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수도권과 지방 자재창고 부지 및 임대주택 리츠지분, 임대 중인 유휴자산 매각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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