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K엔비디아' 후폭풍…여권 비판에 野 "박정희의 포항제철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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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05  |  수정 2025-03-05 18:37  |  발행일 2025-03-06 제5면
국힘 "자유시장경제 아니다…반도체지원 AI 추경이나"
민주 "AI에 국가적 투자하자는데 사회주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한 'K-엔비디아(한국판 엔비디아)' 발언의 후폭풍이 숙지지 않고 있다. 5일에도 국민의힘은 "공상적 계획경제"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소환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여야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사기업의 주식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아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하에서 있을 수 없다"며 K-엔비디아를 비난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 회사의 지분을 어떻게 국민들께 나눌 수 있나"라며 "반도체 국가지원, AI 추경이나 확실하게 하자"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막연한 국가개입으로 세계적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은 환상"이라고 쏘아 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역공을 펼쳤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규모 투자를 민간 기업이 감당할 수 없어 국제 경쟁에서 문제가 되면 국부펀드, 아니면 새로 만들어질 수 있는 국민펀드 등의 형태로 온 국민이 투자하고 그 성과를 나눌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존경해 마지않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야말로 국가가 지분을 확보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기법을 써 왔다. 대표적 사례가 포항제철"이라며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주당이 얘기하면 트집만 잡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AI 기업에 대한 국가의 전략적 투자를 얘기했더니 국민의힘은 사회주의 운운하며 벌 떼처럼 나선다"며 "반대와 시비가 습관이 됐다. 국가의 집중 투자를 강조하는데 사회주의가 웬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고 국민의힘도 이 대표에게 주제를 한정하지 말고 '끝장토론'을 벌이자고 역제안했다. 다만 실제 토론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앞서 '상속세'를 두고도 공개토론 논의가 오갔지만 양측은 설전만 벌인 채 실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단순 공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일 공개된 AI 관련 대담 영상에서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선 "우클릭으로 포장한 사회주의"(오세훈 서울시장), "공상 소설 같은 얘기"(유승민 전 의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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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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