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한 'K-엔비디아(한국판 엔비디아)' 발언의 후폭풍이 숙지지 않고 있다. 5일에도 국민의힘은 "공상적 계획경제"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소환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여야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사기업의 주식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아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하에서 있을 수 없다"며 K-엔비디아를 비난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 회사의 지분을 어떻게 국민들께 나눌 수 있나"라며 "반도체 국가지원, AI 추경이나 확실하게 하자"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막연한 국가개입으로 세계적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은 환상"이라고 쏘아 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역공을 펼쳤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규모 투자를 민간 기업이 감당할 수 없어 국제 경쟁에서 문제가 되면 국부펀드, 아니면 새로 만들어질 수 있는 국민펀드 등의 형태로 온 국민이 투자하고 그 성과를 나눌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존경해 마지않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야말로 국가가 지분을 확보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기법을 써 왔다. 대표적 사례가 포항제철"이라며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주당이 얘기하면 트집만 잡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AI 기업에 대한 국가의 전략적 투자를 얘기했더니 국민의힘은 사회주의 운운하며 벌 떼처럼 나선다"며 "반대와 시비가 습관이 됐다. 국가의 집중 투자를 강조하는데 사회주의가 웬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고 국민의힘도 이 대표에게 주제를 한정하지 말고 '끝장토론'을 벌이자고 역제안했다. 다만 실제 토론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앞서 '상속세'를 두고도 공개토론 논의가 오갔지만 양측은 설전만 벌인 채 실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단순 공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일 공개된 AI 관련 대담 영상에서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선 "우클릭으로 포장한 사회주의"(오세훈 서울시장), "공상 소설 같은 얘기"(유승민 전 의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