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혐의 첫 형사 재판서 검찰과 설전 “계엄은 늘상 준비하는 것”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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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4  |  발행일 2025-04-15 제3면
검찰 “고인은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
윤 “계엄 24년부터 그려왔다는 것 코미디”
尹 내란혐의 첫 형사 재판서 검찰과 설전 “계엄은 늘상 준비하는 것”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 첫 정식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오후에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첫 공판에 참석해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 측의 내란 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고,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를 위한 계엄' 등을 언급해 정치권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는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내려온 지 열흘 만이며, 지난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서초동 사저 입주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나흘 만이다. 피고인은 공판기일에 출석 의무가 있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첫 공판에 직접 출석했다.

이날은 첫 정식 재판인 만큼 양측이 각자 공소사실에 관한 기본 입장을 밝히는 모두진술이 이뤄졌다. 양측은 시작 단계인 모두 절차부터 장시간 진술이 이어지며 달아올랐다.

통상적 재판에서는 모두진술을 통해 혐의를 부인한다는 기본 입장을 밝히고 다음 기일에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겠다고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윤 전 대통령과 검찰 양측 모두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먼저 윤 전 대통령을 “피고인으로 칭하겠다"고 한 뒤 국정 상황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인식, 비상계엄 사전 모의와 준비 상황을 차례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기로 했다"면서 “피고인은 위헌·위법한 포고령에 따라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고 정당제도 등 헌법과 법률의 기능 소멸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폭동성이 강하게 발현된 지역으로 국회와 민주당사, 선관위 등을 지목한 뒤 “검사는 이와 같은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형법 87조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피고인 측 모두발언에서 윤갑근 변호사는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한다"며 발언을 이어가다 “구체적 사실에 대해서는 왜 비상계엄을 했는지 잘 아신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발언 기회를 넘겼다.

윤 전 대통령은 “몇 시간 만에, 또 비폭력적으로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해 해제한 몇 시간 사건을 거의 공소장에 박아넣은 것 같은, 이런 걸 내란으로 구성한 자체가 참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 탄핵심판 과정에서도 초기 '내란 몰이'에 겁을 먹은 사람들이 수사기관의 유도에 따라 진술한 것이 검증 없이 (공소사실에) 반영된 게 많다"고 강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어 검찰의 PPT 자료를 모니터에 띄워달라고 요청한 뒤 검찰 측 진술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반박에 나섰다. 크게 손짓하며 발언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사전모의라며 2024년 봄부터 그림을 그려왔다는 주장 자체가 정말 코미디 같은 얘기"라며 “계엄을 쿠데타, 내란과 동급으로 이야기하는 자체가 법적인 판단을 멀리 떠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며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이란 건 늘상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합참본부 계엄과에 매뉴얼이 있고 여러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진보 진영은 크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내란 수괴가 형사 재판 법정을 헌법정신과 주권자를 모독하는 장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재판부는 그런 내란 수괴를 감싸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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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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