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육아단상

  • 박영빈<달서가족문화센터 운영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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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22  |  수정 2025-04-22 08:33  |  발행일 2025-04-22 제17면

[문화산책] 육아단상

나는 미혼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아이가 생긴다면 바르게 잘 자라주길 바란다. 달서가족문화센터 주 이용객은 3040 주부들이다. 문화강좌 중에서도 어린이 대상이 절반을 차지한다. 여러 해 동안 육아주제 특강인 '유레카극장'을 진행했다. 센터를 다녀간 명사들로 존스홉킨스 의대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교수 지나영, 여성학자이자 가수 이적 어머니 박혜란, HD행복연구소 소장 최성애·조벽 부부 등이 있다.

7년 동안 육아 관련 책을 읽고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름의 인사이트가 생겼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생각과 태도, 가치관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어떤 날은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잘 키울 자신 있지"라고 말한다. 결혼한 친구들은 "이론은 다 알지. 내 자식 일인데 이론대로 되느냐고. 마음이 그렇지 않아"라고 한다. 그럼에도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실천해야만 하지 않을까.

초등학교 때 일이다. 어느 날은 몸이 너무 아파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아프더라도 학교 갔다가 조퇴하라"고 하셨다. 학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야 하는 줄 알았다. 그때는 다 획일적으로 교육받던 시기이기도 했고 우리 부모님 또한 '성실'의 가치를 따랐나 보다. 15년 직장생활을 꾸준하게, 지각 없이 하고 있다.

첫째인 나는 부모님의 기대가 컸다. 나는 80점을 맞으면 90점이 아쉽다. 90점 맞으면 100점이 아쉽다 그랬다. 웬만큼 잘해서는 칭찬을 못 받아 자존감이 낮았다. 책 '엄마 반성문' 저자 이유남(2019 '가족의 반성문' 출연)은 '자존감'을 살리는 핵심 요소로 '인정·존중·지지·칭찬'을 꼽는다. '못하는 것을 잘하기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씀을 잊지 못한다.

육아는 내가 자라온 성장 과정을 돌아보고 좋은 영향을 받았던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해 적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 성향은 다 달라서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자라다남아연구소의 최민준(2020 '내 아들이 문제인家' 출연) 소장은 '육아에는 답이 없다'가 정답이라고 한다. 10명이 있으면 10명이 다 다르단다. 성향과 관심사에 맞는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그래서 육아가 어렵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성공'에 대해 조사한 결과 3위 행복한 인간관계, 2위 행복한 결혼, 1위는 바로 '존경받는 부모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나태주 시인의 딸이자 서울대 기초교육원 나민애 교수는 자신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서울대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부모'를 꼽았다고. 두 조사 모두 우연의 일치일까. 우리 모두가 성공한 삶을 위하여!

박영빈<달서가족문화센터 운영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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