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V 특수’ 삼보 웃고, ‘고관세’ 에스엘 울었다… 대구 차부품 빅3의 엇갈린 1분기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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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5 20:19  |  발행일 2025-05-25


에스엘<주> CI. 영남일보DB

에스엘<주> CI. 영남일보DB

삼보모터스 CI. 영남일보DB

삼보모터스 CI. 영남일보DB

<주>피에이치에이 CI. 영남일보DB

<주>피에이치에이 CI. 영남일보DB

대구 자동차부품 산업을 지탱하는 이른바 '빅3'(에스엘·삼보모터스·피에이치에이)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시장의 기술 트렌드와 글로벌 통상 환경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전기차(EV) 캐즘 속에서 하이브리드(HEV) 부품으로 발 빠르게 전환한 기업은 도약한 반면, 북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형사들은 미국발(發) 관세 파고에 수익성 보전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하이브리드 부활에 '퀀텀 점프' 한 삼보모터스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곳은 삼보모터스다. 1분기 매출액은 4천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5% 늘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39%, 54% 폭증했다. 이는 대구 상장사 중 매출 증가액 기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성장의 배경에는 완성차 시장의 파워트레인 재편이 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입구에서 부품 운송업을 하는 김모씨는 "요즘 공단 안을 지나다 보면 수출용 컨테이너에 실리는 부품들이 기존 내연기관 위주에서 하이브리드용 플레이트나 전장 부품들로 빠르게 바뀌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둔화된 틈을 타 하이브리드차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자, 삼보모터스가 선제적으로 양산한 하이브리드 핵심 부품들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관세 15%·고물가 '이중고'… 1위 에스엘의 성장통


반면 매출 1위인 에스엘(SL)은 외형은 유지했으나 수익성 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매출액은 1조2천337억 원으로 소폭 감소에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05%, 14.27% 하락했다.


특히 2월 하순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15% 품목 관세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에스엘은 자동차 헤드램프 등 핵심 전장부품의 북미 수출 비중이 높아 관세 인상분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스엘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고물가 등 거시 환경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 현대차 팰리세이드 완전변경 모델 출시와 북미·인도 생산 거점 확대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PHA, '미국 공장'이 관세 장벽 넘을 히든카드 될까


피에이치에이(PHA)는 매출액이 3.18%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지속했으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58%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완공된 미국 신공장과 현재 건립 중인 인도 공장의 초기 투자 및 운영 비용이 반영된 '계획된 정체'로 분석된다.


대구 달서구의 자동차부품 협력사에 근무하는 최모씨(42)는 "최근 전기차 라인은 한산한 편이지만 하이브리드나 수출용 신제품 공정은 잔업이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PHA의 미국 현지 생산 본격화가 향후 관세 장벽을 우회하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신(新)공장이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고율 관세에 대응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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