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엘<주> CI. 영남일보DB

삼보모터스 CI. 영남일보DB

<주>피에이치에이 CI. 영남일보DB
대구 자동차부품 '빅3'의 1분기 성적이 대조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엘(SL)<주>, <주>삼보모터스, <주>피에이치에이(PHA)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각각 1조2천337억원, 4천121억원, 2천989억원이다. 이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대구 상위 3위의 차부품 기업이다.
먼저 자동차 헤드램프와 전장부품 등을 제조하는 SL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1조2천458억원) 대비 0.97%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약 14%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천388억원) 대비 14.05% 감소한 1천193억원, 당기순이익은 14.27% 감소한 1천4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감소에 대해 SL 관계자는 "2024년 실적이 워낙 좋았고 올해 1분기는 물가도 많이 오르고 거시적인 환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미국발(發) 관세 영향은 2분기부터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SL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면서 "관세 문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완전변경모델 출시, 북미·인도 생산 확대, 신사업 확장 가능성으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매출액 2위인 삼보모터스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3천704억원) 대비 11.25% 성장한 4천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6.39%, 당기순이익은 54% 증가해 각각 233억원, 197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자동변속기의 플레이트류, 엔진룸 및 연료계통의 파이프류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보모터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부품을 양산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또 수소전지 하이브리드 UAM(도심항공교통) 기체 개발도 진행 중이며 첨단산업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전기차 부품사들이 부진했으나, 과도기에서 주목받은 하이브리드차 부품사들은 선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삼보모터스는 대구 상장사 가운데 1분기 매출 증가액이 둘째로 큰 기업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3위로 자동차용 도어 무빙 시스템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PHA는 매출액이 3.1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0.26% 소폭 감소했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PHA 실적은 산업 둔화와 해외 신공장의 초기 비용,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일시 정체될 것으로 분석됐지만, 내년에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증권은 PHA에 대해 "산업둔화에도 미국과 인도 신공장의 가동이 본격화하면서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5%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완공된 미국 신공장은 주력 성장동력인 동시에 미국 관세 대응 수단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인도 공장도 내년 이후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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