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선 국회여성가족위원장
#. 대구의 한 빌라촌에서 스토킹 피해를 겪고 있는 A씨(32)의 현관문 앞에는 최근 이동식 CCTV가 설치됐다. 가해자가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밤늦게 문을 두드리고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면서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이 경찰 전산에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가해자의 조치 위반 여부를 즉각 확인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의원은 1일 이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사법부와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를 의무화하고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는 '폭력 대응 패키지 3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 체계에서는 법원이 가해자에게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내려도 이를 경찰관서에 통지해야 하는 시점과 방식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서면 통지가 늦어지면 현장 경찰은 가해자가 조치를 어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법원 담당자와 유선 연락을 취하는 등 행정적 소모를 겪는다. 그사이 가해자는 현장을 떠나거나 피해자에게 추가 위해를 가할 우려가 크다.
이에 이번 개정안(스토킹처벌법·가정폭력처벌법·아동학대처벌법)은 법원이 조치를 결정·취소·연장·변경할 경우 관할 경찰서장에게 이를 지체 없이 통지하도록 명문화했다. 정보의 단절로 발생하는 '골든타임' 누수를 막겠다는 취지다. 현장의 한 경찰 관계자는 "잠정조치 통지가 늦어지면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동안 가해자가 '몰랐다'고 잡아떼는 경우가 많다"며 "실시간 통지가 의무화되면 현장 집행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형평성의 모순도 정조준했다. 현재 스토킹 본죄는 3년 이하의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법원의 잠정조치를 어긴 가해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그친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를 무너뜨린 행위가 정작 원 범죄보다 가볍게 처벌받는 셈이다.
이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잠정조치 위반 시 처벌 수위를 스토킹 본죄와 동일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물리적 격리만으로는 재발 방지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잠정조치 유형에 '의료기관 위탁 및 상담소 상담'을 추가해 가해자의 성행 교정을 병행하도록 했다.
특히 이번 입법은 이인선 위원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현장 중심 피해자 보호' 원칙의 결과물이다. 단순히 처벌 수치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았던 '디테일'한 결함을 찾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이 의원은 "피해자 보호조치가 서류상의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법원의 결정이 수사기관에 즉각 공유되어야 한다"며 "특히 잠정조치 위반은 스토킹 범죄와 본질적으로 유사한 침해인 만큼 그에 준하는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 가해자에게 명확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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