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대구의 첫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대구 3·8만세운동 재연 행사'가 대구 중구 오토바이 골목 입구(동산동 3·8만세운동 기념조형물 앞)에서 열렸다. 영남일보DB.
일제강점기 대구에서 3·1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독립운동가 김태련 선생의 후손 32명이 100여년의 세월을 건너 대구를 찾는다.
대구YMCA는 오는 9일부터 3일간 '독립운동가 김태련의 후손, 110년 만에 대구YMCA로 오다'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연다고 4일 밝혔다.
김태련(1883~1934) 선생은 대구YMCA 창립을 주도한 초대 총무로, 기독교신앙과 청년운동, 민족운동을 결합해 실천했던 인물이다. 특히 대구 3·1운동을 이끈 주역으로서 일제의 탄압에 맞섰고, 2년 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장남인 김용해 지사는 만세운동 과정에서 일제 경찰의 고문으로 숨졌고, 둘째 아들 역시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후손들은 미국과 서울 등지로 흩어져 살았다. 이번 방문은 김태련 선생이 활동했던 대구를 110년 만에 후손들이 다시 찾는 뜻깊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구YMCA는 이번 후손 초청 행사를 단순한 과거 회고를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 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행사 중에는 김태련 선생의 생애를 바탕으로 제작된 청소년용 웹툰이 공개된다. 이 웹툰은 향후 교육 콘텐츠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후손들과 함께 대구남산교회, 계성중학교, 대구제일교회, 3·1만세운동길, 신암선열공원 등 김태련 선생의 활동 무대를 순례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간담회를 통해 나라사랑 정신을 오늘날 어떻게 계승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은 "110년 전 김태련 초대 총무님이 뿌린 씨앗은 오늘의 대구YMCA와 지역사회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그 기억을 다시 깨우고, 청년운동과 공동체 정신을 다음 세대에 잇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대구YMCA와 대구남산교회가 공동 주최하고 인천숭의교회가 후원한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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