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듯하다. 국무총리가 행사 준비위원장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재인식하고, 대통령실 내 전담 TF가 가동되면서 컨트롤타워와 현장 모두 생동감을 되찾고 있다. 대통령실은 그저께 20개국 정상들에게 공식 초청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비로소 속도감을 느끼게 된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행보가 단연 눈길을 끈다. 그는 11일에 이어 나흘 만에 다시 경주를 찾았고, 어제(16일)는 종일 현장에 머물렀다. 신임 총리로서 수행할 업무가 산적했을 텐데, APEC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은 듯하다. 김 총리는 호텔 종사자들의 서비스 교육 현장까지 꼼꼼히 챙기면서 "'K-APEC'을 기존의 여느 정상회의 이상의 특별한 행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김 총리가 강조한 말 속의 'K-APEC' '특별한' '사람' 등 요소를 꿰고 이어주는 것은 '감동'이다.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그 틀 안에 어떤 감동적 콘텐츠를 채워넣느냐가 행사의 성패를 가른다. 이대로면 9월쯤 시설공사는 끝날 것이다. 지금부터 '콘텐츠'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APEC의 감동은 숙소 준비와 서비스에서 시작한다. 정주영·박정희 스위트 등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의 숙소로 활용되는 총 30여곳의 PRS(정상급 숙소) 하나하나를 감동과 감탄의 스토리텔링 소재로 삼아야 한다.
수조원에 이른다는 경주APEC의 경제적 효과도 중요하다. 덧붙여 50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관광단지로 지정된 보문단지에서 'K-컬처' 'K-외교'가 성공적으로 꽃피운다면 대구경북민의 큰 자랑 또한 아닐 수 없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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