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위 또 좌초 위기, 국힘 어디까지 추락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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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1  |  발행일 2025-07-21 제23면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회가 출범 10여 일 만에 좌초 위기다. 혁신위가 내놓은 계엄·탄핵 사죄, 지도체제 개편 등 혁신안에 대해 주류측의 반발이 워낙 드세기 때문이다. 국힘은 오늘 의원총회를 열의 의원들의 전체 뜻을 확인할 작정이지만, 혁신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더욱이 윤 위원장이 제시한 인적 쇄신안이 수용될 여지도 희박하다. 앞서 국힘은 인적 청산을 요구한 안철수 혁신위를 닷새 만에 좌초시킨 바 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주류 측의 위기감 없는 기득권 집착에 당이 회생 불능의 늪으로 빠지는 형국이다.


국힘은 국민의 따가운 시선에도 퇴행만 거듭하고 있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전한길 씨의 입당을 허용한 당의 대응은 어처구니가 없다. 전 씨는 전당대회에 개입할 뜻을 내비치며 쇄신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아스팔트 보수나 극우세력과 분명히 선을 긋기를 희망하는 민심과 역주행하는 행태는 대중정당의 길을 포기하는 것과 진배없다. 앞서 송언석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윤석열 어게인' 성격의 행사에 참석, 비난의 화살을 자초했다. 이러다 보니 야당의 존재감은 사라졌고, 인사청문회 등을 통한 정권 견제도 제대로 못 하는 바람에 야당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오늘 국힘 의총은 당을 쇄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혁신위의 쇄신안은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일종의 극약 처방이다. 부디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혁신의 동력을 살려, '탄핵의 바다'를 건너길 바란다. 지금 야당은 각종 개혁법안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과감한 혁신을 바탕으로 여당의 독주를 막는 책무는 보수 재건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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