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마웠기에”… 수재민 돕는 경북 산불 이재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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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4 07:15  |  발행일 2025-07-24

지난 3월 역대급 산불 피해를 입었던 경북 영양·의성·안동 주민 30여명이 그저께 수해를 입은 경남 산청에서 복구를 도왔다. 청송과 영덕 주민들도 봉사활동에 나설 예정이어서, 경북 산불 피해지역 5개 시·군 주민 모두 또다른 재난 피해지역을 돕는다. 산청은 경북에서 산불이 났을 때 함께 막대한 산불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다. 그런데 수해까지 덮쳤으니 산청 주민들을 향한 경북 산불 이재민들의 아련함은 더욱 컸을 것이다. 불길 속에서 서로를 품었던 기억이, 물에 잠긴 이들을 돕기 위한 손길로 이어진 것이다.


경북 산불 이재민들은 산청 지원과 관련 "피해를 입었을 때 국민들이 준 도움을 잊지 못해서…"라고 했다. 이들의 행동은 '세상은 여전히 따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동행이다. 돌이켜보면 이 땅에서의 재난은 끊임없이 반복되었지만, 그때마다 감동의 드라마는 있었다. 절망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상처입은 사람이 다시 일어나 다른 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모습은 이어져 왔다. 가장 우리답고,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다. 재난은 본디 사람을 나누기 마련이지만, 재난의 기억을 공유한 이들은 서로를 안아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자가 된다. 이는 인도주의의 실천이자 공동체 정신의 본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를 일회성 찬사로만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 재난 대응 시스템을 더욱 사람 중심으로 설계하고, 피해 회복이 실질적인 연대속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내가 겪었기에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메시지가 우리 공동체의 근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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