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가 5일 대구 중구 담수회회관에서 열린 긴급시국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국민의힘의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대구경북(TK)이 혁신의 거점이 돼 청년과 손잡고 한국판 러스트벨트 부활의 서사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추대 대구경북위원회가 5일 대구 중구 담수회 회관에서 개최한 '대한민국·대구경북·국민의힘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나'란 주제의 시국 토론회에서 심규진 스페인 IE대학 교수가 기조발표를 통해 "국민의힘의 진정한 혁신은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 같은 정쟁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TK에서부터 민생 중심, 기회 중심의 실질적 담론을 만들어내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중수청 논란을 TK 혁신 담론으로 전환하고, 지역과 청년이 함께 주도하는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TK를 버리고 수도권 중심 정당으로 탈바꿈하자는 'TK포기론'은 비현실적이고, 보수의 역사성과 에너지의 원류를 고려할 때 당위적으로도 설득력이 약하다"며 "하지만 오늘날 TK는 구주류로서의 위치에 안주할 수 없고, 더 이상 과거의 기득권 이미지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노후화와 지역경제의 침체는 TK를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만들고 있고, 이를 극복하려면 TK가 오히려 혁신의 거점이 돼야 한다"면서 "높은 물가, 과잉 경쟁, 주거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TK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행정적으로 지역 대학·지역 언론·디지털 미디어를 청년 중심으로 재편하고, 기획력과 실행력을 갖춘 청년들이 콘텐츠 산업, 창업, 정치에 뛰어들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최근 TK에서 가성비 브랜드, 콘텐츠 스타트업, SNS 기반 창업으로 수도권 시장에 도전하는 청년 창업가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TK의 정치와 행정이 우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정당 구조 개혁을 TK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엘리트 중심의 공천구조를 넘어 TK에서 '당원 중심 정당' '국민 기반 보수정당' 모델이 먼저 구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향식 공천 △청년할당제 △오디션형 후보선발제 △지역별 코커스 도입 등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개회사에서 "도덕적·이념적·법률적으로 정당성이 없는 이재명 정권이 등장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시장경제를 억압하는 법 제정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재명 정권에 대항해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지속시킬 책임이 있는 제1야당 국민의힘은 무기력하고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의힘 지역기반의 중심은 여전히 대구경북"이라며 "대구경북에서 혁신세력을 형성해 국민의힘과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3중의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대구경북에서 혁신의 돌풍이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법치가 무너지고 있다. 경제도 어려워지고, 한미동맹·외교안보가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재명 총통 독재에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살린다는 심정으로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했다.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대통합하겠다. 호국의 성지, 애국의 성지 대구경북에서 혁신의 돌풍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혁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