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현대제철 대미 관세 납부액 현황 ( 단위 : 백만 달러 ). <박수영 의원실 제공>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내야 할 관세가 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각각 받은 대미 관세 납부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관세가 부과된 3월부터 12월까지 내야 할 금액은 총 2억8천100만 달러(약 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의 대미 관세는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포스코 인터네셔널에서 납부한다 . 현대제철은 본사와 중계 상사가 제품별로 나눠서 미국 측에 납부하지만, 모두 현대제철이 부담한다.
두 회사의 대미 관세 납부액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실은 각 회사와 협의 결과, 회사별 관세 납부액은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공개하진 않았다.
박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는 관세율 25%가 적용된 3~5월에는 각각 1천150만 달러 , 1천220만 달러, 3천330만 달러의 관세를 미국에 냈다. 이후 관세 50%가 적용되면서 6월 납부액이 4260 만 달러로 급증했다. 두 회사가 3월부터 8월까지 낸 금액은 총 1억4천700만 달러 , 한화 2천1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와 평년·전년 수출량, 시장 상황 등을 토대로 9월부터 12월까지의 관세는 매월 3천만 달러 이상씩 총 1억3천400만 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철강협회는 박수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미국 관세 부과와 한미 관세협상 장기화로 우리 철강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8월까지 수출량은 173만t(21억4천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철강협회는 "지난 3월 관세 25% 부과 이후 미국 내수 가격 상승으로 수출을 유지했지만, 6월 50% 부과 이후 급감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의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을 올해 대미 관세 납부에 모조리 써야 한다"면서 "정부는 철강업계를 비롯한 자동차 등 수출기업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한미 관세 협상을 빠르게 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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