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김재하 대표이사 사퇴 번복 “경솔한 행동 죄송…남은 임기 최선 다할 것”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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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27   |  발행일 2013-08-27 제2면   |  수정 2013-08-27
“市와 불화설 사실 아냐 구단 재정 개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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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하 대구FC 대표이사가 26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사퇴 번복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구시 제공>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던 김재하 대구FC 대표이사가 40일 만에 사퇴를 번복했다.

김 대표이사는 26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단 책임자로서 시즌을 마무리하지 않고 중도하차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남은 임기 최선을 다해 구단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사퇴 번복 이유에 대해 그는 “대구FC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건강도 악화됐지만 재정문제 등으로 시민구단의 한계를 느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구단을 사랑하는 팬과 어려운 여건에도 소신껏 일하도록 도와준 대구시 등에 죄송한 마음이 들어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구시와의 불화설도 부인했다. 그는 “전혀 그런 것은 없다. 대구FC는 다른 어떤 시민구단보다 지자체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자동차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 대신 후원회원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혀 구단의 재정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김 대표이사의 사퇴번복으로 대구FC를 직접 운영하려던 대구시 계획도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역 여론을 감안해 김 대표이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권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대구FC가 강등위기에 있는데 무엇보다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사진과 선수단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이번 사태를 일단락 짓겠다”고 밝혔다.

선수단과 축구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백종철 대구FC 감독은 “선수단 모두 김 대표이사의 치적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가 더욱 중요한 시점에 힘든 결정을 내려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대구FC 공식 서포터스인 ‘그라지예’는 “김 대표이사가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어 다행”이라며 “항의 시위를 중단하고 대구FC가 강등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반겼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건이 어려울수록 지자체와 시민구단이 힘을 모아야 함에도 서로 불신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구단 운영이 힘들다는 이유로 성급하게 사표를 던졌다 번복한 김 대표이사와 재정 지원을 무기로 시민구단에 갑 행세를 하려 한 대구시 모두 책임보다 권리만 찾으려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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