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분도 31일까지 기획전···영화·캐릭터 소재 개성 넘쳐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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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09   |  발행일 2013-12-09 제23면   |  수정 2013-12-09
X세대 작가들에게 대중문화는…
갤러리분도 31일까지 기획전···영화·캐릭터 소재 개성 넘쳐
한승훈 작 ‘Emptiness Doll’

현재 20~30대의 젊은 세대가 윗세대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중문화의 다양한 요소를 물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자란 세대라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세대의 작가들의 경우 대중문화를 자신의 미술작업에 그대로 적용시키기도 한다.

갤러리분도가 올해 마지막 기획전으로 5명의 젊은 작가를 초대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를 9일부터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김영규, 박민경, 정은민, 한승훈, 홍지철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서구의 대중문화가 한국에 정착된 1990년대부터 그 문화적 산물을 향유해 온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창작스튜디오, 갤러리 등의 작가 육성 프로그램, 미술관 전시, 공공예술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조금씩 알려온 작가들이다.

김영규는 영화 속 한 장면을 캔버스 위에 선이 굵은 붓질로 담아낸다. 일종의 스틸컷으로 볼 수 있다. 영화감독이 잡아놓은 앵글에 화면의 물리적 매체와 질감만을 바꿔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영화 이미지의 무미건조한 재현에 그치지 않고 여기에 자신만의 독백을 가미해 재해석한 화면을 보여준다.

박민경의 작품은 순수한 어린아이의 캐릭터를 담고 있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얇은 느낌이 나는 색감으로 표현해 순수성을 부각시킨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지고지순한 존재를 기다리는 작가의 바람이 스며 있다.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평면 회화작업을 병행하는 정은민은 유년 시절에 겪은 사적 경험을 동화라는 외부 텍스트를 결합시켜 환상적으로 표현해 낸다. 한승훈은 여자 인형을 소재로 작업한다. 캐릭터가 품고 있는 새초롬한 표정을 통해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홍지철은 커피를 작업의 주제이자 재료로 삼아 그림을 그린다. 그의 그림 속에는 커피 생산지의 아이를 연상시키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아이의 모습을 통해 수탈, 노동력 착취 등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31일까지. (053)426-5615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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