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권역센터와 함께하는 호흡기질환] (1) 만성폐쇄성폐질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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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12  |  수정 2015-05-12 08:01  |  발행일 2015-05-12 제20면
기침·가래·호흡곤란…60세 이상 男 40%가 겪어

영남대병원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가 개원 1주년(4월29일)을 맞았다. 1년이란 짧은 기간 호흡기질환센터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영남일보는 대구경북권역 호흡기센터와 함께 5차례에 걸쳐 주요 호흡기 질환의 치료, 예방에 대해 살펴본다.

[영남대병원 권역센터와 함께하는 호흡기질환] (1) 만성폐쇄성폐질환

흡연 20∼25년 후 서서히 발병
2030년엔 사망원인 3위 오를듯
감기 동반 땐 증상 급격히 악화
폐기능검사 정확하게 받아야

지구상에서 10초마다 1명씩 목숨을 잃는 질병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질병이 2030년에는 사망원인 1위(암)와 2위(심혈관질환)에 이어 3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로 이름도 생소한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 COPD)이다.

이관호 영남대병원 대구경북권역 호흡기전문질환센터장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COPD는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예후가 나쁜 만성호흡기질환이라 불렀다”며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로 인해 이제는 치료제도 많이 개발되고 효과도 좋고, 예후도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 이 질환에 속하며, 환자들의 약 80%에서는 이 두 가지 질환이 동반된다. 만성기관지염은 기침, 객담, 호흡곤란 등과 같은 증상이 1년에 3개월 이상, 연속해서 2년 이상 지속될 때로 정의하고 있다. 반면에 폐기종은 기관지-폐포벽이 파괴된 질환으로 조직학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18세 이상 성인 남성의 약 20%가 COPD를 앓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증가하면서 빈도가 늘어, 60세 이상 남성의 40%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 60세 이상에서 급격하게 빈도가 증가하는 이유는 흡연을 시작한 후 약 20년 혹은 25년부터 이 질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COPD환자의 90% 정도는 흡연이 원인이다. 결국 나이들어 즐겁게 호흡하고 싶다면 금연은 꼭 실천해야 한다. 이외에도 잦은 호흡기감염, 작업장이나 실·내외 공기오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COPD의 3대 증상은 기침, 객담, 호흡곤란이다. 이 센터장은 “20년 정도 흡연하면 기관지 염증이 생겨 기침을 하게 된다. 객담은 흰색의 객담이 생기며 염증이 있으면 누런 객담, 가끔 혈액이 섞여 나올 수 있다”며 “호흡곤란이 시작될 때에는 오르막을 오르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생기지만 폐기능이 감소되면 활동하지 않을 때도 호흡곤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COPD 확진은 폐기능검사로 한다. 폐기능검사는 최대한 들이마신 후 1초 동안에 얼마나 많이 빨리 불어낼 수 있느냐로 판단한다. 건강한 사람에서는 최대한 들이마신 후 1초 동안에 들이마신 공기량의 80% 이상을 불어낸다. 그러나 기관지가 좁아져 있으면 이 정도로 불어낼 수 없다. 이외에도 흉부엑스선 사진, 심전도검사, 동맥혈가스 검사 등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과거 어르신들은 기침, 객담, 호흡곤란이 있으면 천식이라고 했다. 그러나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여러 가지로 서로 다른 질환이다.

전형적 천식은 어릴 때 알레르기 증상이 있으면서 기침, 객담, 호흡곤란이 있고, 증상이 밤이나 새벽에 더 악화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COPD는 중년기에 서서히 시작하고, 장기간의 흡연, 증상의 변화가 심하지 않다.

그렇다면 COPD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도 금연, 둘째도 금연이다.

다음으론 기관지확장제가 주된 치료제다. 천식의 주된 치료는 스테로이드 흡입치료다. 기관지확장제도 개인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맞춤형으로 처방되어야 한다.

항생제 치료는 호흡기 감염이 있는 경우, 보통 7~10일 사용하면 효과가 있으나,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이보다 더 오래 사용하기도 한다.

호흡재활치료도 효과가 있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가정산소치료를 하기도 한다. 장기간 산소 치료 효과는 체중증가, 심장질환예방, 운동능력 향상, 일상생활 활동 향상,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갑작스럽게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다. 이외에 대기오염, 폐색전증, 기흉,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경우 등이다. 이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갑작스럽게 호흡곤란이 생기면 악화시키는 원인을 빨리 진단하여 이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센터장은 “진단은 반드시 폐기능검사를 해 정확하게 받아야 하며 치료는 맞춤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COPD는 일단 악화되면 폐기능감소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생존율이 감소되기 때문에 평소에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이관호 영남대병원 대구경북권역 호흡기전문질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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