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척수손상 재활이 중요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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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15 07:54  |  수정 2015-12-15 09:52  |  발행일 2015-12-15 제21면
“척수손상 즉시 재활 ‘골든타임’ 잡아라”
20151215
칠곡경북대병원 재활의학과 정태두 교수

운동·감각·자율신경 등 심각 이상
마비 증상에 性기능장애 합병증도
초기대응 따라 회복기간·결과 판이
여러 병원 전전하다 시기 놓치기도

상태 따라 운동·작업·性·호흡치료
정신적 충격 클 땐 상담·약물치료
환자 의지만큼 가족의 지원이 중요


20151215

교통사고, 낙상사고, 레저 스포츠 손상 등으로 인한 척수 손상 환자가 늘고 있다. 척수 손상은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척수는 뇌에 연결된 중추신경을 말하며 뇌와 말초신경을 연결한다. 척추 내에 존재하는 운동, 감각 신경을 모두 포함하는 중추신경으로 사지 모든 근육의 운동기능은 물론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의 감각 및 일부 자율신경 기능을 담당한다. 이런 척수가 손상되면 운동·감각·자율신경 등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한다.

칠곡경북대병원 재활의학과 정태두 교수는 “척수가 손상되면 마비는 물론 방광, 장, 성기능에 장애가 생기면서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다”며 “환자가 일상생활에 제대로 복귀하려면 전문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척수 손상은 마비 증상뿐만 아니라 신경학적 손상으로 인한 후유 증상이 있다. 오랜 기간동안의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한 인내의 질환으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나 발병 후의 적절한 급성기 치료 및 환자의 꾸준한 재활치료가 향후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척수손상이 발생한 환자는 통상적으로 2~3주간의 신경과 치료 후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이때 받게 되는 재활치료는 운동치료, 작업치료, 보조기, 욕창치료, 정신과 상담, 성재활, 호흡재활치료 등이 있다.

척수손상은 하지마비와 사지마비로 나눠지고 이는 다시 완전 손상, 불완전 손상으로 구분된다.

정 교수는 “하지마비 중 불완전 손상의 경우 적극적인 재활치료 여부에 따라 일상생활 복귀 및 기능 회복에 큰 차이를 보인다”며 “재활치료는 목표설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그 출발점이며, 가장 기본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상체운동 및 약물치료를 통해 스스로 남아 있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돕는다는 것.

초기 척수손상이 발생하면 자율신경계의 조절 변화에 따른 심혈관계 합병증 및 장폐쇄증이나 위염 및 궤양과 같은 위장관계 합병증, 신경병증성통증과 신경인성 방광 및 신경인성 장과 같은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포괄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또 척수가 손상되면 성기능의 대부분이 저하돼 성 만족도가 떨어진다. 주로 호소하는 성기능장애는 발기부전이며 심한 경우 성관계를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정 교수는 “불완전 손상을 입은 척수장애 남성환자의 상당수가 성 관계가 불가능하다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애인이나 아내의 경우 이런 환자와의 성관계를 두려워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얼마든지 성관계가 가능한 경우도 있는 만큼 전문의의 상담을 꼭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척수 손상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환자에게는 정신과 상담 및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신경인성 통증이나 근골격계 통증이 나타날 경우 주사치료, 약물치료, 열전기치료 등으로 증상을 개선한다.

발열은 가장 흔한 원인은 요로계 감염이므로 소변 검사와 뇨 배양 검사를 통해 원인 균주를 파악하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감수성이 높은 항생제를 사용하여 항생제에 대한 균의 내성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폐렴이나 골수염, 욕창의 감염 등도 확인해야 하며 심부 정맥 혈전증이나 골절 등의 소견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운동치료의 경우 완전 손상된 환자는 남아 있는 운동기능을 최대한 유지 및 발전시키기 위해 침상에서의 움직임, 휠체어 조작법 등을 훈련한다. 불완전 손상 환자의 경우 보행훈련, 기능적 전기자극치료, 보조기치료 등을 병행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한다.

작업치료는 식사, 세면, 의복 착·탈의, 목욕, 요리하기, 다리미질, 대소변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동작 훈련과 스마트폰 및 컴퓨터 사용 등 사회 참여에 필요한 훈련을 하게 된다.

호흡재활치료도 중요하다. 척수손상으로 인한 호흡기능 약화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상위척수손상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 된다. 호흡재활치료는 척수손상 환자의 호흡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되고 위급시에는 호흡기내과 중환자실에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얼마든지 치료 효과가 높은 불완전 손상 환자들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 교수는 “척수 손상 환자의 경우 재활치료에 대한 의욕이 강하지만 기대만큼 신경학적 회복이 더디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우울감 및 의욕저하에 빠지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며 “재활치료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환자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아낌없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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