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종진 의원 불출마가 왜 외압으로 읽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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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0   |  발행일 2016-01-20 제31면   |  수정 2016-01-20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대구 달성)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대구·경북에서 4·13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이한구 의원(수성구갑)에 이어 이 의원이 두 번째다.

잘 알다시피 이 의원의 선거구에는 얼마 전 대구 중구-남구로 지역구를 옮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이어 ‘진박(진짜 친박)’으로 불리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씨를 믿고 불출마와 함께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석시킨 추 전 실장을 소개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앞장설 적임자”라며 치켜세웠다.

대구를 중심으로 한창 ‘진박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덜컥 불출마 선언을 하자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한 것은 당연하다. ‘과연 기자회견 내용처럼 순수하게 자진해서 불출마를 하는 것이냐, 아니면 인위적이냐’라는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지난 13일 대구·경북 현역 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끝까지 달성 지역구를 지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기 때문에 외부 압력 여부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순수하게 스스로 판단했다. 추 전 실장이 경제관료 출신으로 지역 발전과 국가 발전에 저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과 기대 때문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사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자진 양보’로 읽힐 수 있는 당위성은 많이 있다. 우선 이 의원은 ‘박근혜 사람’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 이 의원을 달성군수로 추천한 사람이 박 대통령이었다. 국회의원이 된 것도 박 대통령 덕이 컸다. 그리고 현재의 달성군 새누리당 조직원 대부분도 박 대통령 사람인 만큼 이 의원으로선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외부압력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구지역 새누리당의 진흙탕 공천 싸움과 관계가 있다.

‘진짜 친박’이라는 완장을 찬 현역 의원이 나서서 대구 전 지역구를 놓고 인위적인 후보 교통정리를 하고 있으니까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놓고 외압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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