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통합의 교육과 미래 세대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06-28   |  발행일 2016-06-28 제30면   |  수정 2016-06-28
20160628

성장의 동력은 점점 잃어가
저성장기 늪으로 빠져들어
균형 잡힌 역사관 더욱 절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시대로
미래세대 길러내 이끌어야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왕조 500년을 거치며 사농공상이라는 유교적 계층의식이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각인되었다. 개개인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사대와 다른 주변국에 대한 하대로 나라 사이의 계층 의식도 강해졌다. 이후 일제식민지 35년 동안에는 일본인과 조선인 사이의 또 다른 계층적인 사회구조가 형성되었다. 광복 후에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 분쟁으로 6·25전쟁이라는 엄청난 분열의 역사를 경험하였다. 이런 오랜 기간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계층의식과 분열의식은 지난 70년간의 자유민주주의 교육을 통해서도 지워지지 않고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이러한 분열적 계층의식을 벗어나면서 민족주의가 정서적으로 국가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었다. 민족주의 정체성은 가부장적인 독재형태의 지도력과 함께 국민의 마음을 모아 수출과 중화학공업으로 눈부신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였다. 이 시기에 이루어진 새마을운동은 전국에 걸쳐 국민의 정신을 변화시켜 계층화 의식을 해소하고 ‘하면 된다’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정신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하였다. 하지만 IMF 위기를 극복하면서 우리나라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민족주의로는 선진국으로 가는 국제표준(Global Standard)에 이르지 못한다는 사실도 체험하였다.

또한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중요시하는 자유민주주의 사상은 4·19 의거로 나타났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민중의 힘으로 국가정치 시스템이 바뀌는 역사를 만들었으며, 이후 경제 발전으로 기본 의식주 문제가 해결된 대한민국이 국민적인 염원으로 민주화에 성공케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 시기에 개최된 88서울올림픽은 우리 국민의 마음을 전세계로 크게 확장시켰다. 이제 대한민국은 식민지를 겪은 나라 중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성공적인 역사를 기록하였음을 전세계가 인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긴 역사의 앙금은 여전히 우리의 삶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친일 프레임, 종북 프레임, 편협한 민족주의, 과도한 민주주의, 현대사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금기어들, 갑을 논쟁, 전관예우 논쟁 등 여전히 계층적 분열의식이 우리들 마음속에 드리워져 있다. 과도한 노동 운동, 책임을 망각한 과도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자성보다는 외부를 먼저 비판하는 윤리적으로 타락한 정치사회적 운동, 금기어들로 인한 학문의 자유 침해 등의 여파로 지금 우리나라는 성장의 동력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분열이 아닌 통합이라는 새로운 교육을 통해 미래세대를 길러야 한다. 대한민국 건국 70년 역사를 돌아보며 절실히 깨닫는 것은 대한민국의 다음세대는 과거의 억압과 착취의 구도에서 벗어나 개인의 인권과 자유에 대한 중요성을 경험하는 새로운 세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편협한 민족주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의 진정한 정체성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계층화에 의한 착취 구조로 설명하는 세계관보다 사용자는 좋은 노동자가 필요하고 노동자도 좋은 사용자가 필요하다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통합적인 세계관이 필요하다. 근대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모두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였다는 통합적이고 균형 잡힌 역사관이 절실하다. 지난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선배세대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한국적인 모델로 세계적인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를 품을 수 있는 웅장하고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역사관이 필요하다. 외국과 당당하게 교류하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새로운 세대를 통해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박성진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