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미만 인플루엔자 환자에 아스피린은 ‘藥 아닌 毒’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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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9 07:54  |  수정 2019-01-29 07:54  |  발행일 2019-01-29 제19면
■ 감기와 닮은 듯 다른 인플루엔자
급성호흡기질환으로 38∼41℃ 고열 특징
감기와 달리 폐렴 등 치명적 합병증 유발
최고 예방법은 백신접종·개인위생 준수
증상 48시간 내 항바이러스 치료제 효과적
18세 미만 인플루엔자 환자에 아스피린은 ‘藥 아닌 毒’

요즘 같은 추운 겨울날 가장 기승을 부리는 질병이 ‘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다. 보통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작은 입자를 통해 전파되며 공기 중 감염이나 직접적인 신체 접촉, 의류나 침구 등 간접적인 경로로도 감염될 수 있다.

◆매년 공격력이 강해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인플루엔자는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통해 퍼지는 전염성 높은 급성 호흡기질환이다. 드물게 C형도 감염을 유발하지만 증상은 대개 가볍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도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60만명가량 증가했다.

인플루엔자는 매년 겨울철에 인구의 10~20%에서 발생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아 ‘유행’이란 단어가 따라붙는다. 심평원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인플루엔자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41만8천792명이었다. 이 중 10세 미만(38.9%)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10대(27.3%), 30대(9.1%) 순으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특히 발병률이 높은 질병임을 알 수 있다.

◆일본 독감환자 200만명 ‘대유행’

일본에서는 지난주 전국 5천여 지정 의료기관에서 보고된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의료기관 1곳당 53.91명으로 집계됐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수준을 의미하는 경보 기준은 의료기관 1곳당 30명인데, 두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이는 사상 최다를 기록했던 직전 겨울(54.33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전자형은 국내에서 이미 유행 중인 A형(H1N1, H3N2)과 일부 B형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본의 인플루엔자 유행이 국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유전자형이 올해 유행할 것이라고 예상해 예방백신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감기와는 비슷한 듯 다른 인플루엔자 증상

보통 감기와 인플루엔자를 구별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고열(38~41℃)이다. 미열에서 시작하는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급성 열성 호흡기질환이므로 고열이 시작된 시점을 정확히 기억하기가 쉽다. 또 감기에서 두드러지는 기침, 인후통과 같은 호흡기 증상에 더해 오한·두통·근육통·피로감과 같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인플루엔자는 감기와 달리 폐렴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증상이 나타나고 48시간 이내에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감기와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언제나 무서운 건 합병증

감염 초기 2~3일 동안은 고열·근육통 등 전신증상이 두드러지며 전신증상이 호전되는 시기에 기침·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고열·기침·누런 가래·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 발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단순 인플루엔자에서 대부분의 증상은 일주일 내에 나아지지만 기침은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내려진 후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인플루엔자를 의심해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보통 11월 또는 12월경 질병관리본부가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기존 심폐질환이 악화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어린이 인플루엔자 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합병증으로는 후두기관지염(크룹), 축농증(부비동염), 급성 중이염, 폐렴 등이 있다. 면역력이 약한 2세 미만 유아가 특히 합병증 발생 위험군에 속한다. 드물게 근육염,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 심장 근육에 염증이 발생하는 심근염 등 호흡기 외의 중증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시기별로 다른 인플루엔자 처방전

인플루엔자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는 ‘타미플루’와 ‘리렌자’다. 타미플루는 알약 형태로 투약해 전신에 약물이 흡수된다는 장점이 있고, 리렌자는 흡입 기구를 이용해 호흡기에 집중적으로 투약한다는 장점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증상 시작 2일 내 투약하면 고열 등의 증상 지속 기간을 약 1~1.5일 단축하는 효과를 준다. 소아 환자에게 사용하면 중이염 발생률을 낮춰 항생제 사용 횟수를 줄여주기도 한다.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엔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하지만 합병증이 없는 단순 인플루엔자 환자에게는 두통·근육통·발열 등의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 해열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방한다. 18세 미만의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해열 진통제로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드물지만 간과 뇌에 부종을 초래하는 심각한 합병증인 라이(Reye)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는 방패, 백신 접종

인플루엔자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다. 적어도 질병이 유행하기 1개월 전에 맞아야 효과적이다.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은 10월과 11월 중에 시행돼야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적이 없는 생후 6개월에서 만 8세까지의 소아는 1개월 간격으로 2회를 접종해야 안전하다.

백신 접종이 인플루엔자 발병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하지만 증상의 완화와 사망 위험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고위험군 중 하나인 소아는 물론 소아와 접촉이 많은 사람도 의식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6개월 이하 유아에겐 허가된 백신이 없으므로 만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돌보거나 자주 접촉하는 사람은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손 씻기, 기침 에티켓 등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을 생활화하면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인플루엔자 환자는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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