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차별없이 따뜻한 복지공동체를 꿈꾸며

매년 9월7일은 사회복지의 날로 법정 기념일이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사회복지의 날은 복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증진하고 사회복지종사자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1999년 9월7일 제정됐다. 사회복지의 날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권리와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공포된 날이기도 하다.

사회복지의 날이면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현주소는 어디쯤 있을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는 등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국민행복을 좌우하는 복지는 선진국에 뒤떨어진 상태다. 여전히 사회양극화·저출산고령화·고독사·위기가정 및 신빈곤층 증가 등 새로운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국가비전으로 정하고,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공공과 민간의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대구시는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인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대구시사회서비스원을 지난 4월 전국 최초로 개원했으며, 지역사회보장협의체·희망복지지원단 등을 통해 공공복지에 주력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민·민,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복지의 구심체로서 기능을 강화하고자 8개 구·군에 기초사회복지협의회를 모두 설치했다. 권영진 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가칭 대구시민복지플라자가 2021년 건립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어 시민복지를 위한 복합공간으로서 시민의 복지체감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복지수요에 부응하고 모두가 행복한 복지를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민·민,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

한편,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인 사회복지 종사자의 현주소는 어떤가. 최근 들어 사회복지현장에서 종사자의 인권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인권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지만 종사자들이 겪는 인권침해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고 외면당하고 있다. 이용자나 보호자로부터 언어·물리적 폭력을 당하거나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2017년 대구사회복지협의회에서 실시한 사회복지 종사자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종사자의 60% 이상이 폭력 경험이 있거나 목격했다. 종사자의 폭력예방과 대응을 위해 ‘대구형 폭력예방매뉴얼’의 개발 및 보급, ‘사회복지 종사자의 안전 및 인권보호와 회복지원을 위한 위기대응’ 사업을 시작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종사자의 복지와 인권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또 보수교육의 법제화, 사회복지사1급 국가시험제도 도입 등을 통해 사회복지 종사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사회적으로 사회복지 종사자는 단순한 자선사업을 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과중한 업무 및 열악한 근로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등 현실도 변하지 않고 있다. 법정 근로시간 보장, 사회복지시설 기관의 법정배치기준 준수 및 초과근무 보상에 대한 현실화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회복지 종사자 스스로가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지만, 중앙 및 지방정부에서도 사회복지 종사자가 열정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게끔 근무환경과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사회복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효과적인 정책과 환경이 마련되었을 때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하고 따뜻한 복지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사회복지의 날이 모든 국민에게 행복을 전하는 날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재모 (대구시 사회복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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