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의 마음 토크] 덕분에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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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9   |  발행일 2020-04-30 제18면   |  수정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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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진스마음클리닉 원장

모두의 노력 덕분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가고 있다. 특히 의료진들에게 감사하지만, 어찌 의료진들만 고생하였겠는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각자 위치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고 많은 불편들을 참고 견디어 질서 유지에 협조해 준 모든 시민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문제가 생긴 것인지, 문제가 드러나는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참 어렵다. 코로나가 와서 갑자기 의료진의 실력이 향상 되었는지, 갑자기 없던 시민의식이 생겼는지, 이러한 것을 알게 된 것을 '코로나 덕분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것이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코로나 사태가 오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몇몇 가지 진실, 어찌보면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들이지만 그만큼 중요한지, 또 어느 것이 더 우선 순위인지를 잘 몰랐던 것들. 코로나 사태가 어리석은 나를 정신들게 한 몇가지를 같이 공유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인간은 진짜로 생물학적 존재라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견디어내고 뭔가를 이룩할 수 있는 불굴의 의지를 가졌지만 바이러스에 의해 무심히 사라질 수도 있는 그러한 존재라는 것이다. 발달된 의학적 기술만 가지고는 무병장수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건강한 환경, 먹거리, 일상의 습관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가장 우선순위라는 것을 더욱 절실히 알게 되었다.

두 번째, 인간은 절대로 혼자서 존재할 수 없는 사회적 존재라는 것. 아무리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아도 주변 사람들이 병들고 어려우면 반드시 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사회적 역할 분담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은 기능적 분화이지 능력적 분화가 아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발전은 순간 화려하고 빠른 성공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어쩌면 모래성일 수 있으며, 한가지 꽃으로 만들어진 정원보다는 여러 가지 꽃, 풀, 나무, 새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강산이 더 아름답고 오래 지속된다.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평화의 건강한 조화가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인간은 문화적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서 문화 활동이라 함은 생존에 꼭 필요하지 않는 많은 활동들을 다 포함한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덕분에 캠페인', 우리를 웃게 하는 유머, 발코니 콘서트, 미스터 트롯과 같은 프로그램, 혼자 집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 등 문화가 곁들여지면 삶이 힘들더라도 더 잘 견디어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 번째로 그래도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정신이고 이것이 거의 모든 것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 달랐으며, 또한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도 다 달랐다. 각 나라, 사회, 개인별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의 순서, 비율 정도가 달랐고 유연성을 발휘하는 정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기존 지식과 재원의 활용 정도 역시 달랐다. 그러한 하나하나의 선택이 개인, 사회, 국가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선택의 근거는 그들이 살아오면서 배우고 익힌 경험과 지혜의 총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가 분명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물론 위의 내용에 다 동의를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다시 의견이 분분해 질 것이다. 최소한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고 사회적 각 요소가 다 중요하고 제대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없으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상대적 가치가 변한다는 것. 이러한 사고를 기반으로 전체 조화를 이루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가치라는 것. 이것이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이었다.
박용진 진스마음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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