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앞두고 붐비는 코인노래방...방역 관리 부실로 집단감염 우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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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0  |  수정 2020-05-20 07:24  |  발행일 2020-05-20 제6면
개학 앞두고 붐비는 코인노래방...방역 관리 부실로 집단감염 우려
19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코인노래방 입구에 개인 위생 수칙 안내판이 놓여져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또다른 거점으로 지목된 코인노래방의 방역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대로 떨어졌으나 지역감염의 불씨는 여전하다. 단계별 개학을 앞두고 청소년 출입이 잦은 업소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밤 9시 쯤 찾은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코인노래방. 대기 중이던 직원은 비대면 체온계를 이용해 체온을 측정하고 흰 종이에 이름·연락처와 현재 체온을 적을 것을 요구했다. 손소독은 없이 다른 사람이 쓰던 볼펜을 그대로 사용했다. 위생을 위한 일회용 마이크 커버는 별도로 제공되지 않았다. 복도엔 6.6㎡ 남짓한 작은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방 안에선 마스크를 벗은 채 노래를 부르는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다. 복도를 오가는 이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음료수를 사거나 화장실을 다녀왔다.
 

19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코인노래방. 이 곳은 입구에 관리직원조차 없었다. '부재중. 명부를 작성해주세요'라는 안내문만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방문자 명부엔 아직 기록된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노래방 안에선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방마다 자리를 잡은 손님들은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모군(17)은 "마스크를 쓰고 노래 부르면 갑갑해서 대부분 그냥 벗고 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지난 18~19일 대구 중·북·동구 코인노래방 7곳을 방문한 결과, 방역당국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온전히 지키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의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지침엔 노래연습장의 경우 △출입 때 증상 여부(발열·호흡기 증상) 확인 △마이크 커버 비치·지급 △명부 비치 및 이용자 작성하기 △예방수칙 안내문 게시 등이 있다.
 

최근 이태원발 3·4차 감염의 연결고리가 코인노래방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게다가 서울시가 공기 중 바이러스 전파인 이른바 '공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불분명한 감염경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 공조 감염이 확인되면 여름철 학교 내 에어콘 사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공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신, 노래방 등 공용공간 내 밀접 접촉이 감염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을 내놨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코인노래방은 방이 굉장히 좁고 밀집해 있으며, 환기가 불충분하다. 특히 (방에서) 나올 때 비말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실내공간의 경우 손이 많이 가는 문고리·표면·탁자 등을 소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개학이 시작되는 시기인만큼 밀폐된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고 위생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한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최선"이라며 "2m 거리 유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적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재유행의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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