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고령군 운수면 월산리 월산사거리에서 1톤 탑차가 앞서가던 차량을 연이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운전자는 스마트 컨트롤 기능을 켜둔 채 운전하다 이같은 사고를 냈다. 영남일보 DB

자동차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사고·사망 건 수. 한국도로공사 제공
자동차 주행 제어(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과신했다가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경북 고령군 운수면 월산리 사거리에서 1t 탑차가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아 4중 연쇄 추돌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앞차량 운전자 A(64)씨가 숨졌고, 동승자 B(62·여)씨도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낸 1t 탑차 운전자 C씨는 당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놓은 채 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곽범권 고령경찰서 교통과장은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켠 채 시속 80㎞~90㎞로 주행하다 사고를 냈다"며 "운전자의 전방 주시 미흡 등 과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 유가족은 "아버지가 앞차와 간격을 4m나 두고 신호 대기로 정차한 상황이었는데 가해 차량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들이받았다"며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했다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크루즈 컨트롤은 차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자동으로 조절하는 운전자 편의 시스템이다.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이 아닌 만큼 전방에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간간히 발생해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안동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사고와 세종에서 예초작업 중이던 60대가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도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과신한 사례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전국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다 발생한 교통사고는 23건으로 집계됐다. 23건의 사고로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지난해에만 12건의 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숨졌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에서도 3건의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장거리 운행이 잦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크루즈 컨트롤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권홍만 경북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보조수단으로만 활용하고 너무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며 "항상 손으로 핸들을 잡고 전방 주시에 소홀함 없이 운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