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과후 PC방·당구장으로…감염폭탄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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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30   |  발행일 2020-05-30 제23면   |  수정 2020-05-30

2차 등교 개학 이후 학교 중심의 대규모 감염 사태가 대구경북에서는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언제든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감염 유발 요소는 지뢰밭처럼 깔려 있다. 특히 교육 및 방역 당국이 학교 내 방역에 주력하는 사이, 방과 후 방역 지도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어 걱정이다. '등교수업'과 '방역'은 어느 하나를 선택할 일이 아니다. 이 둘은 방역에 있어서는 창과 방패 같은 모순 관계다. 이런 상황을 잘 받아들여 청소년 각자는 물론 학교, 가정, 방역당국이 삼위일체가 돼 배가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수업'과 '바이러스'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데 추호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

교내 방역 수칙은 비교적 잘 준수되고 있다. 반면 방과 후 학생 관리는 허점 투성이다. 지난 27일 확진 판정 받은 대구 수성구의 한 고교생만 해도 그렇다. 이 학생은 여러 차례 방문한 당구장에서 인근 학교의 수많은 학생들과 접촉했다. 그날 영남일보 취재진이 수성구 일대를 확인해 봤다.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청소년들이 밀집하는 수성구 신매광장에는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고 있었다. 인근 PC방 내부는 이들로 가득했다. 입장 시 손 소독이나 발열 체크조차 하지 않았다. 감독 부실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소리 지르거나 옆 친구와 대화하는 장면은 아찔하다. 흡연실에서는 교복을 입고 마주 앉아 담배를 피웠다. 위험천만이다. 인근 당구장·패스트푸드점·오락실 상황도 비슷했다.

하교 후 노래방·PC방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금지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은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다. 별도의 단속이나 징계·벌칙이 없다. 실효성이 있을 리 없다. 이 일을 학부모와 청소년 개인에게 맡길 일인가. 책임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교육당국과 지방정부가 함께 나설 수밖에 없다. 활동력 왕성한 10대·20대야말로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가장 무서운 전파자다. 방과 후 학생 생활지도와 관련 시설에 대한 방역 대책이 좀 더 엄격하게 짜여야 한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은 역병의 시간에선 일어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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