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영수 (케이글로벌파트너스 운용본부장)...테슬라 주가 향방...SW회사로의 재평가가 관건

  • 홍석천
  • |
  • 입력 2021-01-28   |  발행일 2021-01-29 제9면   |  수정 2021-01-28
강영수
강영수 케이글로벌파트너스 운용본부장.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테슬라' 투자에 대한 관심은 크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에서 가장 투자가 많이 이뤄진 해외 주식은 바로 테슬라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기업의 경쟁 우위라고 불리는 '펀더멘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와 관련이 없는 나머지 소식은 영양가 없는 소음일 가능성이 높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격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의미 있는 신호와 일회성의 소음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결국 기업들의 펀더멘털 분석을 통해 투자자들은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정 기업의 장기 주가 추이를 견인하는 요소는 많지 않다. 이번 테슬라 실적 발표 중 투자들에게 중요하고 흥미로운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2020년 기준으로 테슬라의 판매 대수는 49만9천647대로, 목표치인 50만대에 미달했다. 테슬라의 경우 분기 생산량을 실적 전에 미리 발표한다.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수치는 아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올해 테슬라가 목표하는 판매 대수였다. 이번 실적에서 정확한 목표치를 제공하지 않고 향후 수년간 인도 대수 성장률이 연평균 50% 이상을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영업 환경의 불확실성과 신규 기가 팩토리들의 준공 시점 때문에 작년과 다르게 정확한 목표치를 제공하지 않았다.


사실 테슬라는 전 세계 연간 자동차 신규 판매 기준 점유율이 약 2%에 미달하는 회사다. 자동차 시장은 토요타와 폭스바겐이 생산 대수 기준 1천만 대 기준으로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다. 테슬라는 20배가 넘는 자동차생산업체 대비 기업가치보다 4~5배 크기 때문에 버블 논란이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지 않아도 된다. 테슬라의 경쟁업체들이 약진하고 있지만, 테슬라 자동차 수요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에 가장 영향을 주는 자동차 판매는 수요의 함수가 아니라 공급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하냐의 문제다. 


특정 주식이 비싼지 혹은 싼지 판단하기 위해서 많이 참고하는 지표는 PER(주가수익 비율) 지표로 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테슬라의 경우 PER로 본다면 투자하기 어려운 비싼 주식이다. 테슬라의 지난 12개월 기준 PER은 1천 배가 넘고, 향후 12개월 기준 210배가 넘는다. 주당순이익에는 일론 머스크와 임직원들을 위한 스톡옵션 비용이 차감돼 있다. 하지만 스톡옵션 비용은 실제로 현금이 유출된 것이 아니다.


2021년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자율주행'이다.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점진적으로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에서 자율주행 플랫폼 업체로 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이 소비자가 만족할 정도로 개선되면서 테슬라는 가격 인상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5천 달러에서 6천 달러로 인상한 후, 현재 1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 흥미로운 점은 테슬라가 FSD(완전자율주행) 기능을 다른 자동차 제작 업체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이 타 업체에 라이선스 아웃된다면, 테슬라는 단순 하드웨어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재평가가 가능하다.


테슬라처럼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투자 기회를 분석하고 찾아내는 작업은 어렵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좋은 투자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과거 5년보다 앞으로의 5년이 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강영수 케이글로벌파트너스 운용본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