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기업을 키우는 대학 교육

  • 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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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9   |  발행일 2021-06-29 제23면   |  수정 2021-06-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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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현재 제조, 유통, 금융 등 업종을 떠나 또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자사의 기술, 업무형태 등과 결합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소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란 대전환에 기업들이 일제히 속도전에 돌입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SW 인재의 몸값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산업이 급팽창하면서 가속도를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매년 1만명 이상의 SW전공 졸업자가 배출되고 있지만, 작년 6월 기준으로 AI 개발자는 1천609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 바 있고 이는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 한다. 통계 수치로 보면, SW 인력의 공급은 충분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적합한 인재는 당분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기업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적은 용량과 분량, 속도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코딩 역량은 물론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과 AI를 만들기 위한 알고리즘 지식을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SW 인재를 원하고 있다. SW 인재는 수학이나 통계학적 역량을 함께 갖춘 '융합인재'다. 대학에서 충분한 SW전공자가 배출되고 있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력은 부족한 걸까. 이원주 교수는 '효과적인 대학의 SW·AI 교육 개선 방향 제안'을 통해 해외 대학과 비교하여 국내 대부분 대학의 교육과정은 컴퓨터구조, 데이터베이스, SW공학 등 기본 교과목은 충실하고 있으나 인공지능, AR·VR 관련 교과목은 매우 부실하다고 하였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와 대학 강의 커리큘럼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문·이과, 전공과 전공 간 상보적 관계를 끌어낼 수 있는 '융합교육'이 필요하다. 지금 추세라면 당분간 융합형 인재 부족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취업시장 구조를 볼 때 융합형 인재 부족 문제 피해는 수도권보다 지역에 더 심하게 나타날 것이다. 변화에 둔감하였던 지역 대학들의 전력을 볼 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당분간 지역대학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필요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실행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교육과정으로 양성된 인재들은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니 졸업 후 취업난에 허덕일 것이다. 융합형 인재가 충분히 양성되지 못하다 보니 지역기업들은 융합형 인재를 구하지 못해 시대요구에 발맞추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거나 도태될 것이다. 대학은 취업률 저조로, 기업은 인재 부족으로 동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다.

시대에 안 맞는 낡은 교육 대신 '융합교육'을 중심으로 전환하는 대학 차원에서의 결단이 필요하다. 우선 전공 편재와 교과과정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연세대의 경우 컴퓨터공학 및 수학, 정보통계학과를 소프트웨어학부와 데이터사이언스학부로 개편했다. 또한 디지털헬스케어를 특성화 분야로 지정하여 관련학부 설치 및 기존 보건의료학부 내 SW 연계 전공들을 신설하는 등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전공의 가치는 살리면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융합교육'을 실시해 융합지식 요구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융합인재의 양성은 '인재 부족-취업난'의 악순환을 극복하고 대학위기를 극복하게 할 것이다. 대학과 기업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해야 한다는 의식을 심화시켜주고 기업을 키우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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