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문 시작한 작은 반찬가게…매주 매출 130만원까지"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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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9 07:39  |  수정 2021-10-29 09:20  |  발행일 2021-10-29 제10면
[지역 전통시장·소상공인매장 변해야 산다] (하)
'위드 코로나' 준비하는 대구지역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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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에서 '고향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변순옥 사장이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로 주문된 반찬을 포장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고, 돌발 변수가 없다면 내년 1월부터는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또한 11월1~15일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이 참여하는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되면서 소비 심리 회복도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일상의 비대면·온라인화라는 소비 시장의 변화 트렌드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면서 대구 전통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전통시장의 특색은 유지하면서도 변해가는 트렌드에 맞춰 잠재된 고객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네시장에서 대구대표 시장으로 '서남신시장'

"네이버 장보기 입고 요청." 대구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 안쪽에 자리한 '고향반찬' 가게에서는 고객 주문 시 울리는 알림음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향반찬은 시장 내에서도 고객 발길이 뜸한 외곽에 있지만 현재 시장 내에서 부러움을 살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향반찬은 좋지 않은 매장 위치와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인구 감소로 한때 매출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지금은 하루 20건 이상 배달 매출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한창 배달 주문이 밀려들 때는 매주 13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고향반찬 변순옥(여·71) 사장은 "가게 문을 열어도 거의 놀다시피 했었는데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에 입점하면서부터는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장사가 잘된다"며 "대구 전역에서 주문이 들어 오다 보니 서남신시장을 대표한다는 각오로 장사에 임하고, 마음가짐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서남신시장·신매시장 등 코로나 타격 딛고 온라인 플랫폼 활용 박차
스마트폰으로 구매·배송 한번에…편리함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일치
"네이버 장보기 입점 후 장사할 맛 나" 재구매 이어져 판매자도 만족
"지자체가 전통시장 비대면·온라인화 지원 확대할땐 더 큰 성장 기대"


변 사장은 고객 주문 알림이 울리면 최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문을 확인한 뒤 정성스레 포장 용기에 반찬을 담았다. 잠깐 쉴 수 있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홈페이지에 들어가 고객 리뷰를 찬찬히 확인하며 반응을 살폈다.

변 사장은 "온라인 매출이 대부분이다 보니 고객 반응을 살필 수 있는 리뷰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메뉴 품절에 따른 주문 정지, 신메뉴 추가, 반찬 사진 수정 등 온라인 주문 관련 작업도 실시간으로 직접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고향반찬 매장 내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재구매가 이뤄진 고객 리스트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비록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지만 단골 고객에 대한 마음을 전하기 위한 변 사장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노희정 서남신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처음 시작할 때는 온라인 서비스 입점 매장을 모으는 것도 힘들었지만, 효과가 입증되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며 "아직 배달비를 내고 전통시장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긴 하지만 재구매 행렬이 이어지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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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신매시장 상인이 주문이 접수된 물건을 배달용 차량에 싣고 있다. 신매시장은 대구수성지역자활센터와 함께 배달대행 서비스인 'GO배달'을 운영 중이다.

◆상생 의미 담은 대구신매시장 'GO배달'

대구 수성구 신매시장에서 운영하는 'GO배달' 서비스는 시장 상품 배달 대행서비스로, 고객이 점포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전화·온라인 주문 등을 통해 구매한 상품을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대구수성지역자활센터와 협업해 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 사업으로 전통시장과 자활센터, 고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생 배달 서비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 반경 5㎞ 이내면 어디든 배달이 가능하다. 현재 수성구 시지지역 전역과 경산 일부 지역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배달대행 서비스와 차이점이 있다면 배달비가 없고, 온누리상품권 및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가맹비와 건당 수수료 등 기존 배달대행 서비스 입점 시 고려해야 할 비용이 없어 주문 건수가 적은 신규 가맹점이라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직접 방문 또는 전화 및 온라인 주문을 통해 매장에 배달을 요청하면 매장에서 'GO배달'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배달 접수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GO배달 센터' 내 접수원이 접수증을 배달원에게 전달하면 곧바로 매장에 찾아가 배달하거나, 고객이 요청한 시간에 맞춰 배달이 이뤄진다.

신매시장 내 보경꽃집 고정숙 사장은 "제품을 들고 갈 방법이 없어 현장에서 구매를 망설이던 고객도 배달이 된다는 말을 듣고는 선뜻 구매 결정을 한다"면서 "한 개만 구매하려던 고객도 몇 개를 더 사게 되고, 무거운 흙이나 커다란 화분도 배달 서비스가 돼 부담 없이 구매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고 호평했다.

김승길 신매시장 지역선도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퀵서비스 요금만 하더라도 5천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기존 배달대행 서비스의 경우 진입 장벽이 높아 전통시장 상인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지자체 사업을 통한 전통시장 비대면·온라인화 지원과 동시에 상생을 통한 상호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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