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호국평화기념관 '예술 옷' 입다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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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4 07:57  |  수정 2021-11-24 08:03  |  발행일 2021-11-24 제19면
1층 호국전시관 '전쟁' 코너
국내 대표 작가들 재능기부
호국·평화 상징 예술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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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왼쪽) 예비역 육군 중사와 이윤경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단일 전쟁기념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이 단순 전시체험 시설에서 벗어나 예술의 옷을 입고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55일간의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재조명하기 위해 경북 칠곡군 석적읍 일원에 2015년 10월 문을 연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은 총 548억원의 예산을 들여 23만2천㎡ 부지에 연면적 9천48㎡의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은 국내 최대 전쟁박물관이다.

이곳에 참전용사의 상처를 담은 그림과 '호국과 평화'를 상징하는 예술작품은 물론 사진 전시장까지 마련된 것. 기념관은 호국전시관·전투체험관·어린이평화체험관·4D 입체영상관·전망대 등을 갖췄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호국평화지킴이 등의 체험행사와 문화강좌인 호국평화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개관 6년 만에 관람객 85만여 명을 불러 모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이자 전후 세대 안보 교육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작가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예술의 옷을 입고 한 단계 더 진화하기 시작했다.

1층 호국전시관 '끝나지 않는 전쟁' 코너에는 6·25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국내 대표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림을 본 관람객들은 참전용사의 아물지 않는 상처에 숙연한 마음을 가지며 보훈의 가치를 작품으로 느끼고 있다.

김기환 작가는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부상을 당한 권기형씨의 움직이지 않는 왼손을 가로 60㎝, 세로 73㎝ 크기의 유화로 표현했다. 권씨는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함정의 기관포탄에 K2 총열 덮개와 왼손 손가락이 통째로 날아갔지만, 개머리판을 겨드랑이에 지지해 탄창 4개를 한 손으로 교환하면서 응사했다.

이윤경 작가는 2015년 8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로 인해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씨의 아픔을 유화로 그려냈다. 최민규 작가는 2017년 8월 강원도 철원에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 55%에 화상을 입었고, 이 중 3도 화상이 45%가 넘는 위중한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이찬호씨의 상반신 화상 상처를 화폭에 담았다.

2011년 1월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만 해상에서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하는 작전 도중 해적으로부터 총을 맞은 석해균 선장의 상처 난 상반신도 그림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그림뿐 아니라 조각 작품도 칠곡호국평화기념관 광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아픈 과거를 딛고 힘차게 날아올라 새롭게 웅비해 나갈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김경렬 작가의 작품 '나빌레라'가 전시됐다. 분단된 남북 간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 협력과 포용으로 평화로운 공존을 기원하며 반인 반어의 형상이 담긴 임영규 작가의 작품 '평화를 향한 유영'도 눈길을 끌고 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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