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매트릭스와 메타버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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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10 07:15  |  수정 2021-12-10 07:18  |  발행일 2021-12-10 제22면

라나 워쇼스키 감독의 영화 '매트릭스 : 리저렉션'이 이달 중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 이후 네 번째 매트릭스 시리즈로 수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기계문명이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인류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매트릭스 시리즈를 꿰뚫는 세계관이다.

매트릭스에 대한 '팬덤'은 개봉 20년 후에도 식지 않는 형국이다. 매트릭스 시리즈가 첫선을 보인 1990년대 말은 인터넷이 보편화 되던 시기였고, '기계문명에 의한 인간통제'라는 세기말적 세계관은 영화 팬들로부터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매트릭스는 일본 SF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오마주해 눈길을 끌었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1995년 작 공각기동대는 인조 신체를 가진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이 사이버 테러를 일삼는 정체불명의 적과 결전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SF 마니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기준으로는 혁신적이었던 매트릭스의 액션 장면도 큰 관심을 끌었다. 지금은 영화 '존 윅' 시리즈의 암살자로 더 유명한 키아누 리브스(네오 역)가 엄청난 속도의 몸놀림으로 총알을 피한다. 또 다른 주인공 캐리 앤 모스(트리니티 역)의 입체적인 격투 장면은 광고와 예능 프로그램 등 수많은 장르에서 패러디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매트릭스가 여러 종교관과 다양한 철학적 함의를 담고 있다는 주장도 영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구원자가 등장한다거나 똑같은 세계가 반복된다는 설정에서 기독교와 힌두교의 사상이 겹쳐 보인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또한 매트릭스 1편에서 잠깐 등장하는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저서 '시뮬라시옹'은 '현실'이라는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밖에도 영화 매트릭스는 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2003)와 애니메이션 '애니매트릭스-오시리스 최후의 비행'(2003) 등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2003년 개봉한 '매트릭스 2-리로디드'에서는 삼성전자의 매트릭스폰이 영화 속 장면에 등장하는 등 국내 전자 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류가 가상세계에서 살아가는 매트릭스의 설정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타버스'로 이 세계관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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