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청년실업과 은둔형 외톨이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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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8   |  발행일 2022-01-18 제23면   |  수정 2022-01-18 08:35

집에 머물며 바깥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라고 한다. 우리보다 먼저 사회문제로 된 일본에선 이들을 '히키코모리'라고 부른다. 은둔형 외톨이의 진단은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방이나 바깥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을 말한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정신질환을 가졌거나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 알코올·마약·도박 등에 중독되거나 경쟁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이들이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하게 되면 대부분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조현병 등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코로나19가 지속하면서 은둔형 외톨이가 양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에선 1980년대 이후 20년 동안 경기불황이 지속하면서 은둔형 외톨이가 넘쳐났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요즘엔 취업마저 어려워지면서 은둔형 외톨이가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엔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2017년 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은둔형 외톨이는 약 32만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관련 단체를 찾아 상담을 받는 은둔형 외톨이 중 약 70%는 20대라고 한다. 이들 중엔 장기간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이제 우리나라도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 우선 이들 가운데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진단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 또한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은 계속된 좌절로 인한 '학습된 무력감'에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들에게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심리적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은둔형 외톨이를 막는 가장 중요한 대책은 무엇보다 정부가 청년실업을 조속하게 해결하는 길이 우선이다.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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