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조직개편으로 미래新산업 지원 나선 국양 DGIST 총장 "지역발전 위해 뭘 해야 할까…1년 반 고심끝 결론이 센서산업 육성"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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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3 07:33  |  수정 2023-11-29 15:19  |  발행일 2022-02-23 제14면
"AI·로봇·스마트시티 등도 센서 기반
매년 1조 개 센서 생산되는 시대 도래
대구경북이 뛰어들 수 있는 블루오션
우리 대학이 갖춘 FAB 인프라 활용
기업들 기술연구 협업·상용화 지원
지역산업 도약·고용창출 주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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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양 DGIST 총장이 센서산업의 국제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GIST 제공〉

대구 DGIST는 올해 1월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DGIST는 연구 분야 총괄 조직인 연구부총장 산하 디지털혁신연구본부를 신설하고, 그 산하에 차세대반도체연구소, 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D-PIC), 센소리움연구소를 뒀다. 조직개편 목적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구경북지역 산업구조개편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센서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연구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양 총장이 2019년 4월 부임한 이후 대구경북지역 발전을 위해 DGIST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고심 끝에 내놓은 첫 결실이다. 국양 총장을 만나 조직개편 배경과 센서산업 발전 구상을 들어봤다.

▶조직개편은 총장 취임 후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 아닌가 한다. 어떤 계기로 구상을 하게 된 건지 첫 시작점이 궁금하다.

"이게 내가 그린 거다.(국양 총장이 큼지막한 종이에 그려진 센서산업 육성 구상도를 보여줬다.) 대구에 온 이후 DGIST가 뭘 해야 하나, 대구경북에 도움도 되고 우리 대학도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없나 생각을 많이 했다. 1년 반 정도 생각한 것 같다. 대구경북에 뭔가 임팩트 있는 산업을 하나 우리(DGIST)가 끌어올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옛날(삼성전자) 친구들, 외국에 있는 연구자들, 대구경북지역 주요 인사 등을 두루 만나고 고민해서 생각한 것 중에 하나가 센서산업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대구경북에 센서산업을 육성하자인가.

"그렇다. 최근 AI 연구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소프트웨어 연구만으로는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드웨어의 개발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물품 생산까지 모두 이루어질 수 있는 연구 분야를 고민했고, 그에 대한 결론은 '센서'였다. 센서는 거의 모든 기기에 반드시 들어가는 부품이다. 하지만 생산과정이 굉장히 까다롭고 복잡하기에 기업에서 선뜻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DGIST에는 이러한 기술을 지원하고 일괄 공정할 수 있는 전문 시설(FAB)이 있다. 전국의 센서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에서 우리가 가진 FAB를 활용하여 기술연구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돕고자 한다. 그리고 대구 지역과 협업하여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을 때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자와 DGIST가 함께 회사 설립, 제품의 품질관리 및 상용화, 시장진출을 통한 수익창출을 이루어낸다면 지역 내 경제와 고용창출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가 설명 부탁한다.

"센서사업은 삼성이나 LG가 사업성 판단을 다했다. 그 결과 센서는 소량 다품종 산업이라 대기업은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났다. 센서산업이 대기업이 들어가기(진출하기)는 적당하지 않지만 투자가치는 충분히 있다. 앞으로 센서는 수요가 꾸준히 있으니까. 앞으로 IoT 센서들은 로봇, 생활 가전, 헬스 등 모든 오토메이션과 사회 인프라 구축에 꼭 필요하다. 전 세계 어디에 안 깔린 데가 없을 것이다. 요즘 이야기하는 스마트 시티 같은 경우에는 거의 센서로 다 구축된다. 매년 1조개 센서를 생산하게 되는 시대(Trillion Age)가 도래했고 앞으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대구경북이 할 수 있는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DGIST가 지역사회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DGIST에서는 바이오, 소재, 반도체, 응용, 컴퓨터 등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센서 연구 외에 반도체 연구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올해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하고, 산하 조직으로 차세대반도체연구소·센소리움연구소·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D-PIC)을 개설했다. 최근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가 '대학 나노인프라 혁신사업'의 총괄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대학은 영남·강원권의 DGIST를 비롯해 수도권의 서울대, 호남·충청·제주권의 전북대 등 총 3개 대학뿐이다. DGIST는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의 주도하에 UNIST 연구지원본부와 함께 구성한 'IST-FAB 나노인프라 사업단'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사업단은 4대 핵심전략(첨단 나노인프라 확충 및 고도화, N-STAR 나노기술 전문가 양성, 기술지원 서비스 고도화 및 전문성 제고, 영남·강원권역 나노기술 역량 강화)을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개방형 나노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대구경북지역 발전전략은.

"전국의 지자체별로 중점 산업을 선정해서 지원하고 있는데, 이들 사업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자체 간의 경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구만의 특화된 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적인 수준이 상당히 높다. 문화적 경쟁력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문화적 소비를 통한 생산을 이루어낸다면 좋을 것 같다. 또 창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신생기업이 정착하여 운영될 수 있는 정주환경 조성과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등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가 교통 측면으로 보면 내륙의 중심에 있다. 고속도로 및 철도 등의 교통수단이 모두 연계되어 있다. DGIST가 있는 현풍도 고속도로가 연계되어 있으며, 향후에 철도까지 연계되어 교통의 요충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역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세계적인 길을 찾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면 대구에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 우수한 기업이 많다. 이런 기업들이 현재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공장 자동화(Digital Transformation)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DGIST에서 이를 위해 D-PIC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D-PIC(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는 무엇인가.

"D-PIC이란 'Deagu' 또는 'DGIST' 'Productivity Innovation Cluster center'를 뜻한다. 즉 DGIST에서 지역 기업과 함께 공장 자동화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같이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경창산업·평화정공 등 대구경북, 경남의 회사 15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기업당 약 2억 ~ 3억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연구를 수행하게 하고, 필요한 경우 기업 내 연구개발 인력을 DGIST에 파견 오게 하여 협업연구를 수행하게 하며, 파견인력의 인건비를 우리 기관에서 지원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5년 전후로 공장자동화가 완성되어 지역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 D-PIC의 모형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국양 DGIST 총장은

DGIST 제4대 총장으로 선임된 국양 총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물리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 총장은 미국 AT&T Bell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 나노미터 규모의 초미시 세계를 확대해 볼 수 있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해 나노과학연구에 사용하며, 나노과학분야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귀국 후 서울대 물리학과 부교수·정교수를 역임하였고, 동 대학 연구처장으로 근무하며 연구행정능력을 인정받았다. 수상경력으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국가 석학 10명에 선정되었고, 인촌상 자연과학부문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국내 최대 민간 연구 지원 기관의 책임자로 국내학자들에게 창의적 연구 지원을 하여 왔다. 2018년 4월에는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부임하여 양자나노과학 연구를 수행하였다. 2019년 4월부터 DGIST 4대 총장으로서 독창적인 융복합 교육과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 작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과학 기술 대학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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