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에 취임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 "대학생 1人 공교육비가 초중등보다 적은 나라는 OECD 중 한국뿐"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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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8   |  발행일 2022-05-18 제21면   |  수정 2022-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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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경북대 총장)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경북대 제공〉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지난 4월8일자로 제26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홍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차기 대교협 회장 자격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교육부를 폐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교육부 존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인수위원회 관계자들과 전방위적으로 접촉했다. 새 정부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취업인력양성에 치우쳐 있는 점을 지적하고 전인교육의 중요성, 인문·사회학 기반 위에서의 첨단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이 과기부와 통합될 경우 창의인재 육성은 가능할지 몰라도 교육의 근본 목적이라 할 인격완성이나 민주시민 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대교협은 대학 운영의 자주성·공공성을 높이고 대학교육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82년 창립한 대학자율협의체다. 현재 199개교를 회원대학으로 두고 있다. 대교협의 주요 업무는 △대학의 교육제도와 운영에 관한 연구개발 △대학의 학생선발제도에 관한 연구개발 △대학의 재정지원책 및 그 조성방안 마련 △대학 교육과정 및 교수방법에 대한 연구개발과 보급 △대학의 평가 △대학 교직원의 연수 △정부가 위탁하는 사업의 수행 △기타 대학 상호 간의 협동에 관한 업무 등이다. 임기 1년의 대교협 회장은 주로 이들 업무에 대한 대학 현안을 중심으로 대학 간 협의를 통해 국회 및 정부에 정책을 제언하는 일을 하게 된다.

"교육부 예산 중 고등교육 14% 불과
국가장학금 뺀 실질 비중은 더 줄어
대학의 혁신 지원으론 근본적 한계
교육 단계별로 균형있는 배분 통해
고등-초중등 윈-윈 전략 마련 필요"

▶새 정부 출범,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었다.

"현재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저출산, 고령화, 학령인구의 급감 등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킬 커다란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어느 것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이 어려운 시기에 대교협 회장직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교협은 대학이 현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부족한 대학재정, 불확실한 교육정책,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등의 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은.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재정 지원의 안정적 확보, 대학의 자율성 보장 및 대학 혁신을 유도하는 제도 개선, 지역균형발전의 구심점으로서의 대학 역할 수행을 위한 정책 제언 등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 지역사회, 국민과 소통하며 고등교육 전반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학위기는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대 간의 차별, 특히 정부 지원격차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정책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다. 2021년 기준 권역별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을 보면, 수도권 95.7%, 대구경북강원권 91.2%, 부산울산경남권 91.1%, 호남제주권 82.2%, 충청권 81.8%이다. 지방에서는 모집 정원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도 있다. 지역대학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데, 정부재정지원사업비의 상당수가 수도권 대학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2020년 산학협력단회계 보조금의 경우 72.3%가 수도권 대학으로 지원되고 있으며, 2019년 지방대학 재정지원사업비 지원금은 수도권의 76% 수준이다. 지역 간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서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에 있는 다수의 중소규모 대학들은 지방대학 육성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중소도시형 지역대학 상생혁신파크를 조성하여 지역의 대학캠퍼스를 대학-기업-R&D기관-시민센터가 공존하고 연결되는 대학도시형 복합 공간으로 재창조하며, 지역대학을 지역 회생의 거점이 되도록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가거점국립대를 집중지원해 수도권 우수대학 수준으로 발전시켜 지역대학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정책으로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 억제를 위해서 지역별 거점대학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가거점국립대학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안하면서 거점 국립대학들이 서울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제안했다."

▶사립대 지원문제에 대한 정부 자세가 어정쩡한 것 같다. 국립대와 사립대 간 정책균형이 절실해 보인다.

"국내 대학들은 14년간 등록금이 동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사립대학은 등록금 수입의 감소 상황에서 고정성 경비인 인건비와 관리운영비는 증가하면서 대학 경영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교육·연구비가 감소하고 있다. 대학들이 자체 혁신 동력을 창출하도록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에 대한 균형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재정지원 상당수 수도권 쏠림
중소도시형 대학 상생파크 조성 등
지역 간 격차 해소 정책적 변화 절실
대학들 특성화·다양화 촉진되도록
획일적 평가도 맞춤형으로 전환해야"


▶우리나라 교육재정을 보면 초중고는 안정적인 반면 대학은 재원 자체가 상당히 부족하고 지원 후 지나치게 간섭이 많아 대학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소한 OECD 수준의 교육재정 확보가 필요한데 역대 정부는 장학금 확대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심각한 문제다. OECD 2021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등학교보다 낮은 국가다. 올해 교육부 예산안은 유·초·중등교육예산이 84.2%이고 고등교육예산은 14.2%에 불과하다. 더구나 정부의 고등교육예산은 매년 국가장학금 중심으로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실질 고등교육예산은 감소해서 2010년 92.9%에서 2021년 64.7%로 나타나고 있다. 유·초·중등교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의해 안정적인 재정 마련이 가능하나, 고등교육은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비합리적 재원 배분과 단년도 단위사업별 예산 편성으로 인해 대학 혁신 지원의 근본적 한계가 있다. 교육단계별로 균형 있는 지원을 통해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Win-Win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이 전초기지가 돼야 하는데 정부재정은 전혀 늘지 않아 대학경쟁력 하락이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국내 대학의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 의하면, 2011년 39위에서 2021년 47위로 하락했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가 실시한 '2021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우리나라 대학들은 최근 2년 연속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또 지역별 연구력 격차가 커서 QS 세계대학평가 500위권 내 대학 중 수도권 12개교가 집중되어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와 OECD 평균 수준 이상의 안정적 재정 지원을 위해서 고등교육재정지원특별법 제정을 통해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행 교육세를 '고등교육세'로 전환ㆍ신설하는 등 안정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에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획일적 대학평가로 대학 혁신이 저해되고 있다. 대학평가를 맞춤형 평가로 전환해 혁신과 특성화 지원을 통한 대학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특성화와 다양화가 촉진되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번 정부는 반드시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기를 기대한다. 근시안적 정책으로 대학에 혼란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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