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채석장 둘러싼 뜨거운 법적 공방…끝내 주민들 '승리'

  • 서민지
  • |
  • 입력 2022-06-19 17:31   |  수정 2022-06-19 17:33
대법원, 상고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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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대법정홀. 출처: 대법원 홈페이지

경북 경산의 한 채석장 확장을 둘러싼 채석장 측과 주민 간 뜨거운 법적공방(영남일보 2021년 11월18일자 6면·2022년 2월14일자 7면 보도)이 종지부를 찍었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지난 16일 "원심 판결 및 상고이유서 등에 의하면,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고 인정된다"며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사건의 발단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채석장은 경북도로부터 토석 채취 허가를 받은 경산 소재 사업장을 1995년 인수했고, 몇 차례에 걸쳐 토석 채취 연장허가·변경허가 등을 받으면서 운영해 왔다. 2019년 A채석장은 기존 사업 부지를 확장하고 채취량을 늘리기 위해 경북도에 채석장 부지 20만7천638㎡에 대해 허가 기간을 2028년까지, 토석 채취량을 815만4천297㎥로 변경하는 토석채취 변경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경북도지사는 '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지방산지관리위원회 심의 결과 부결됐고, A채석장이 기존 토석채취허가지 연접 산림의 불법 훼손 지역에 대해 복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에서다. A채석장은 산지관리법 위반으로 2014년, 2016년, 2019년 사법 처리를 받은 적 있었다.

A채석장은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2020년 11월 대구지법 1심은 경북도 패소 판결을 내렸다. 경북도 측은 검사의 지시에 따라 항소를 포기했다.
그러자 채석장이 있는 경산시 남천면 주민들이 대신 들고 일어났다. 경북도 대신 '피고 보조 참가인'으로서 항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항소심에서 대구고법은 채석장 손을 들어준 1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부는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임야가 장기간에 걸쳐 훼손되고, 채석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소음·진동으로 인한 주민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청지역 주변은 30년 넘게 그 부작용이 누적돼왔는데, 또다시 기존 허가보다 허가면적이나 토석 채취량을 확대하는 내용의 허가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자연환경이나 인근 주민들의 생활환경 피해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채석장의 이익보다 국토환경의 보전 및 주민 환경권·건강권 보호에 무게를 둔 것이다.

A채석장 측은 주민들의 보조 참가 신청이 부적법 하다고도 주장했지만, 법원은 주민들이 직접적인 환경 피해 우려가 있다면서 참가 적격을 인정했다.

불복한 A채석장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항소심 판결 그대로 확정됐다.

사건 기록상 '피고(경북도) 승소'이지만, 자칫 패소할 수 있었던 소송을 결국 승소로 이끈 것은 주민들이었다. 총 154명 주민이 '피고 보조 참가인'으로서 마지막까지 이름을 올렸다.

피고 보조 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한 한 주민은 "'주민의 승리'다. 주민들이 긴 기간 소송에 지칠 법도 했지만, 끝까지 단합하면서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작은 지역에서 십시일반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비를 부담했다. 앞으로도 주민들은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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