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녹내장, 3大 실명 질환…말기까지 특별한 증상 없어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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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1   |  발행일 2022-06-21 제17면   |  수정 2022-06-21 07:25
시신경 이상으로 시야 결손 '진행성 질환'
안압 낮추는 안약 꾸준히 써야 악화 막아
수술하더라도 정기 검사·치료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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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이 생기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시신경의 상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안압이라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또 눈의 혈액 순환이 충분하지 못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녹내장은 세계보건기구가 선정한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질환 말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탓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녹내장 환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6∼2020년 녹내장 질환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진료 인원은 96만4천812명으로, 2016년(80만8천12명)보다 19.4% 증가했다. 특히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젊은 층의 발병률도 낮지 않아 보다 많은 연령층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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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병원 김재우 교수

◆녹내장이란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긴 탓에 시야결손이 생기는 '만성 진행성 시신경질환'이다. 시신경에 이상이 발생해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시야결손이 생기게 되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시야결손이 점점 커져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안압(눈의 압력)이 높아서 발생할 수 있지만, 안압이 정상 수준이어도 하루 중 안압의 변동 폭이 크거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녹내장이 생기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시신경의 상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안압이라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또 눈의 혈액 순환이 충분하지 못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 만큼 안압을 낮춰서 녹내장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다. 특히 녹내장은 말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은 만성 녹내장으로, 이 경우 환자들은 말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압은 정상 범위이지만 녹내장성 시신경 이상과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정상안압녹내장이 많아 안압이 정상이라고 해서 녹내장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녹내장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시야 손상이 점점 악화돼 말기에 이르게 되면 터널 속에서 밖을 보듯 주변 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이게 되며 더 진행하면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안압이 갑자기 상승하는 급성 녹내장의 경우엔 눈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있고 충혈과 함께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며, 시력이 떨어지게 되고 불빛 주위로 달무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회복되면 통증과 구토는 사라지지만 시야 결손은 남을 수 있고 회복이 늦게 될수록 시야 결손의 정도가 심하게 된다.

40세 이상 10명 중 1명은 녹내장 관련 질환으로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녹내장학회는 2007~2008년 충남 금산군 남일면에 사는 40세 이상의 주민 1천928명 중 1천532명(79.5%)을 대상으로 녹내장과 관련한 대규모 인구기반역학연구를 진행했다.

이 '남일 연구' 결과를 보면, 원발개방각녹내장의 유병률은 3.5%였고, 원발개방각녹내장의증(의심할 수 있는 상황)까지 포함한 유병률은 5.7%로 조사됐다. 개방각이며 고안압증 유병률은 0.6%인 만큼 개방각 녹내장 및 녹내장 의증 질환의 총 유병률은 남일면의 40세 이상 인구의 총 6.3%로 조사됐다.

또 폐쇄각녹내장의 유병률은 3.2%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체적인 녹내장 유병률을 보면, 남일면에서 조사된 40세 이상 인구의 녹내장 관련 질환 유병률은 9.5%, 여기에 남일면 조사에서 나타난 이차녹내장 유병률을 함께 고려하면 40세 이상 인구의 약 10% 정도가 녹내장 관련 질환으로 안과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 단 진단기준이 명확한 개방각녹내장, 폐쇄각녹내장, 이차녹내장의 유병률만은 4.5%로 조사됐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녹내장은 시신경이 약해지는 병인 탓에 치료를 한다고 해서 좋아지거나 없어지지는 않는다. 치료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녹내장의 진행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안압을 충분히 낮춰주는 것인데 대부분의 경우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꾸준히 점안하는 것만으로도 잘 유지가 된다.

하지만 약물치료만으로 안압 조절이 충분히 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안압을 낮추기 위해 레이저 치료 또는 녹내장 수술이 필요하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의 경우 레이저 수술이나 백내장수술 또는 녹내장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녹내장 수술을 한다고 시력이 회복되거나 녹내장이 완치되는 것은 아닌 만큼 수술 후에도 꾸준하게 정기적인 검사와 치료를 해야 한다.

녹내장은 일생 동안 관리해야 하는 진행성 질환인 만큼 약물치료는 규칙적으로 지속되어야 효과적이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할 경우 다시 나빠질 수 있다.

또 녹내장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질환이 아니다. 그 안에 여러 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치료도 환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안압검사, 시신경검사, 시야검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해 치료 효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치료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녹내장의 뚜렷한 예방법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안압이 정상범위보다 높은 경우, 40세 이상,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당뇨병·저혈압·심혈관질환 등의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근시(개방각녹내장) 또는 원시(폐쇄각녹내장), 기타 안과 질환(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거짓비늘증후군 등)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한 경우, 눈의 외상력이 있는 경우에는 녹내장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 만큼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를 진행하는 게 좋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김재우 교수(안과)는 "녹내장은 일단 발생하면 완치할 수 있는 병은 아니지만, 조기에 발견해 잘 조절하면 실명으로 진행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그런 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서 더 나빠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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