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A(34)씨는 과일 섭취를 위해 편의점에 들른다. 가격은 전통시장이나 마트보다 비싸지만, 소량으로 포장돼 있어 적당량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보통 과일을 사면 한 봉지, 한 상자 등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을 사게 되는데, 자주 챙겨 먹기 어려울 때가 많아 절반 가까이는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편의점에 가면 사과 1~2개가 포장된 상품이나 파인애플 슬라이스 제품 등이 있어 혼자 먹기에 알맞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에서 신혼생활 중인 B(34)씨도 소포장 제품 구매가 늘었다. B씨는 "최근 마트에서 채소나 과일을 소포장 판매하고 있어 애용하고 있다"며 "과일·채소뿐 아니라 다른 소포장 제품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 포장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용량' '소포장'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 같은 추세는 전 세계적인 양상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이 발표한 글로벌 식품패키지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2019년 기준으로 615만여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인 2천34만 가구의 30.2%를 차지했다. 오는 2037년에는 36%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식품·외식업계는 1인 가구 시장 공략을 위해 소포장 먹거리를 잇달아 출시하며 소포장 간식부터 1인용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간식을 나눠 먹지 않고 자신 것만 즐길 수 있는 간식이 선호됨에 따라 '컵과일'이나 '컵케이크' 등 '세이프 오피스 간식(safe office snack)' 출시가 늘었다.
외식 및 배달 상황에서도 혼자서 먹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메뉴들이 1인 메뉴나 1인용 제품으로 다양하게 출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도 5개 대형마트와 협조해 지난 20일부터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확대 시행했다.
aT는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소포장 간식은 1인 가구 수 증가와 함께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인해 재택근무의 축소 및 사무실로 출근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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