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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등학생이 잘 정돈되어 있는 책상에 앉아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다. 집중력을 가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부터 결과에 대한 피드백까지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
아이가 스스로 책상에 앉아 알아서 공부를 하는 것은 모든 부모의 공통된 희망이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 책상에 앉아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반성하고 다시 개선점을 찾아 보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 수는 없는지, 그리고 이때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우리 아이가 너무 산만하다.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A:아이들은 주의력 집중 시간이 짧고 몸을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고, 주변의 사물에 호기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책상에 차분히 앉아 어떤 활동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처음부터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주의를 주는 것보다 아이의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전략을 세워 점차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책상에 앉아서 부모와 함께 해보자. 처음부터 공부를 함께 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활동을 알아본 후 그것을 함께 하면서 점차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
그렇게 아이가 책상에 앉는 것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으면, 그것을 규칙적으로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매일 정해진 시각에 일정한 시간 동안 책상에 앉도록 습관이 정착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책상에 앉는 습관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서서히 공부 모드로 전환하면 된다. 이 과정을 아이가 힘들어하고 어려워한다면 부모가 함께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 혼자서 처음부터 좋은 습관을 갖기는 어렵다. 때문에 아이가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님의 계속적인 조언과 격려가 필요하다.
Q: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나.
A:초등학생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주의가 산만한 채 계속해서 불필요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도 방치할 순 없다. 아이의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가 공부를 하는 데 방해를 받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이가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이때 가장 좋은 것은 공부방과 침실을 분리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만큼 아이의 공부방에 있는 침구류를 정리, 보이지 않는 곳에 두거나 깔끔하게 개어두는 것이 좋다. 또 책상 주변에는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전부 정리해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또 공부 시작 전 사전 준비도 중요하다. 미리 화장실 다녀오기, 휴대폰 끄기, 물 마시기 등을 통해 한 번 책상에 앉기 시작하면 오랜 시간 동안 집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좋다.
그다음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점검하도록 해보자. 많은 학생들이 책상에 오래 앉아 있거나 학원을 많이 다니면 공부를 많이 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공부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집중해서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실제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아이 스스로 점검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스톱워치를 누르고 공부와는 관련 없는 활동을 할 때에는 스톱워치를 끄도록 해서 실제 하루에 공부했던 시간을 재어보자. 예를 들면 화장실 가기, 물 마시기, 책상에 엎드려 자기, 책상에 앉아서 엉뚱한 생각하기 등은 스톱워치를 멈추어서 실제 공부하는 시간에 포함을 시키지 않도록 한다. 실제 공부하는 시간을 스스로 재어보도록 하여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고 실제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도록 한다면 더욱 집중력을 높여서 공부를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하는 시간은 학습량에 비례해서 점점 늘어나는데 아이가 오랜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있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흐트러진 자세를 계속 유지하다 보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아이의 신체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그런 만큼 처음부터 바른 자세를 유지해 책상에 앉아 집중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안내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부모와 함께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서서히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하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는 아이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알고 있고 모르고 있는지, 어떤 것을 궁금해 하는지, 하루 중 언제가 가장 컨디션이 좋고 집중력이 높은 시간대인지를 고려해 시간대별로 공부할 순서를 정하는 게 좋다. 하루 중 아이의 컨디션이 좋고 집중력이 높은 시간대에는 많은 사고를 해야 하는 국어나 수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아이가 어려워하거나 잘 모르는 부분을 먼저 학습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계획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처음부터 너무 무리해서 세우지 말고 실천 가능한 수준이거나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을 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다음은 실천하기 단계로, 이때는 여러 가지 학습 전략을 부모와 아이가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 아이가 공부하면서 모르는 부분은 체크를 해서 나중에 질문하기, 자기가 이해한 내용은 말로 설명하거나 학습 정리장에 자신의 말로 정리하기, 틀린 부분은 오답을 정리하기 등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반성과 성찰을 할 수 있도록 실천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는 게 좋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다음 학습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복습을 하고 새로운 내용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반복해서 틀린 부분은 원인을 함께 찾고 아이가 다음에는 정답을 맞힐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좋다. 이런 과정을 처음에는 부모와 함께 하다가 서서히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한다면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정착될 것이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대구서동초등 박현욱 교사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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