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정치칼럼] '윤석열 선택' 민심은 어디로 갔을까

  • 송국건
  • |
  • 입력 2022-08-08   |  발행일 2022-08-08 제26면   |  수정 2022-08-08 06:48
선거 때 지지 받은 이유는

'정권교체 필요성' 때문에

'후보 개인능력'은 저평가

대선 민심 다시 잘 새겨야

성공한 대통령 길 들어서

[송국건정치칼럼] 윤석열 선택 민심은 어디로 갔을까

3·9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한겨레'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유권자 1천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유권자들이 각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도 함께 물었다. 이재명 후보 지지층은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45.0%)가 1위, '정책이나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24.4%)가 2위였다. 지지자 10명 중 7명이 '후보 개인의 능력'을 꼽은 셈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5.1%에 불과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 지지층은 64.8%가 '정권교체를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 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1%에 그쳤다. '대통령감 윤석열'을 높이 쳐서가 아니라 민주당 정권 연장에 반대하기 때문에 표를 주겠다는 의미였다. 이런 민심은 대선 기간 내내 '윤석열 후보 지지율'보다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라는 응답이 훨씬 높았던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민심이 정권교체를 원했던 건 '조국 사태'로 대표되는 문재인 진보정권의 반칙과 특권, 불공정과 불의 때문이었다. 그걸 수사하던 '검찰총장 윤석열'이 탄압을 받으며 공정과 정의, 상식의 상징이 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었고,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 자리에 앉았다. 민심이 바라던 정권교체가 이뤄진 순간이었다. '대통령 윤석열'은 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보수진영의 대표선수로 뛰어 정권교체를 이뤘으니 64.8%의 민심에 보답했다고 마냥 뿌듯했을까. 아니면 대통령으로서의 성공 가능성만을 보고 지지한 4.1%의 민심을 떠올리며 "제대로 능력을 보이겠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다짐했을까. 당연히 신발 끈을 다시 조여야 한다는 각오를 했겠지만, 취임 초기의 들뜬 분위기 탓인지 실천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증명한다.

처음엔 진보정권 연장을 기대했던 국민의 '묻지 마 반대'가 30%대 긍정 평가 비율을 이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겨우 5% 안팎을 유지하는 까닭이다. 그러다 노련한 야당 정치인과 일부 언론이 설치한 '대통령실 사적 채용' 등의 프레임에 제대로 걸려들면서 정권교체를 원했던 민심도 등을 돌리는 바람에 20%대까지 추락했다. 사실 정권 교체 때문에 '야당 후보 윤석열'을 찍었던 유권자로선 이미 그 필요성이 달성됐으므로 '대통령 윤석열'을 더 냉철하게 평가할 수 있다. 검사 생활만 하다가 '대통령 처음 하는'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휴가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시도할 거란 관측이 많다. 물론 필요한 조치지만 그걸로 끝나면 '반짝 효과'뿐이다. 핵심은 64.8%의 민심이 왜 정권교체를 해 달라며 지지를 보냈을까를 되새겨야 한다. 문재인 진보정권의 반칙과 특권, 불공정과 불의 때문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 이를 '신(新)적폐'로 규정하고 청산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공정과 정의, 상식을 최고의 가치로 치는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를 제쳐두고 좌고우면하는 모습에 정권교체를 희망했던 민심도 돌아서고 있다.

서울본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