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돼지족발을 먹고
잘 씻은 것이다
우리는 돼지족발을 먹고
잘 삶은 것이다
고양이는
외출하고 돌아온 나의
발 냄새부터 맡는다
씻지도 삶지도 않은 권창섭 육도(六道) - 축생
'육도-축생'은 사람이 죄업을 반복하면서 윤회하여 짐승으로 태어난다는 권선징악의 세계관이다. 인간과 짐승의 차이란 윤회의 관점에서 하늘과 땅의 차이일 것이다.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은 시인이 바라보고 생활하는 이 세계 자체가 이미 육도-축생의 세계라는 자각이다. 그 육도-축생은 인간으로 태어나면서 축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지시한다. 다시 더 끔찍한 것은 우리가 인간이면서 축생을 가졌다는 것, 선을 행하는 지향점을 지녔으면서도 인간의 구석구석 축생의 심리를 어쩔 수 없다는 것. 오늘 나는 퇴근길의 운전 중에 몇 번이고 축생의 마음을 가졌다. 현관문을 열기 전에 축생을 가만히 밖에 세워두고 귀가했다. (시인)
잘 씻은 것이다
우리는 돼지족발을 먹고
잘 삶은 것이다
고양이는
외출하고 돌아온 나의
발 냄새부터 맡는다
씻지도 삶지도 않은 권창섭 육도(六道) - 축생
'육도-축생'은 사람이 죄업을 반복하면서 윤회하여 짐승으로 태어난다는 권선징악의 세계관이다. 인간과 짐승의 차이란 윤회의 관점에서 하늘과 땅의 차이일 것이다.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은 시인이 바라보고 생활하는 이 세계 자체가 이미 육도-축생의 세계라는 자각이다. 그 육도-축생은 인간으로 태어나면서 축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지시한다. 다시 더 끔찍한 것은 우리가 인간이면서 축생을 가졌다는 것, 선을 행하는 지향점을 지녔으면서도 인간의 구석구석 축생의 심리를 어쩔 수 없다는 것. 오늘 나는 퇴근길의 운전 중에 몇 번이고 축생의 마음을 가졌다. 현관문을 열기 전에 축생을 가만히 밖에 세워두고 귀가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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