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인도 주행은 자동차가 인도에서 주행하는 것과 마찬가지"

  • 이남영,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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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7 19:28  |  수정 2022-08-29 08:41  |  발행일 2022-08-30 제2면
[영남일보 연중 캠페인 人道를 돌려주세요]<12>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위험천만한 인도 주행
"당국, 오토바이 자주 다니는 인도에 CCTV 등설치해 엄격하게 벌금을 부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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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밤 10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먹거리타운 인도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인도위를 주행하고 있다. 이자인기자

배당 오토바이 등 이륜차의 위험천만한 인도 주행이 계속되면서 보행자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26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에서의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해 1천220건으로, 2019년(1천420건), 2020년(1천464건)보다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지난해 차(車) 대 사람 간 발생한 사고는 189건으로 전체의 15.5%였다. 이는 2019년(12.8%)과 2020년(12.8%) 같은 유형 사고 발생률보다 2.7%포인트 높았다.

대구 곳곳에서 인도를 누비는 이륜차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4일 오후 7시30분쯤 동구 신천동의 한 식당가 앞에는 저녁 시간에 맞춰 음식을 배달하기 위한 오토바이들이 식당 앞으로 속속히 모여 들었다. 특히 배달을 위해 이동하는 오토바이 대다수는 차도와 인도 구분 없이 번갈아 가며 운행을 하고 있었다.

일부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인도 위 보행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속력을 내기도 했다. 이날 밤 10시 수성구 범어동 먹거리 타운에서는 배달음식을 받기 위해 인도 위에 오토바이를 주차한 후 배달 음식을 받자마자 인도 위에서 속도를 냈다. 인도 위의 주행이지만 보행자들은 되려 이륜차를 피하기 위해 인도의 가장자리로 걸음을 옮기거나, 아예 그 자리에 멈춰 서 이륜차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기도 했다.

인도 위 이륜차 주행을 본 보행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먹거리타운에서 만난 시민 박모(43·대구 수성구)씨는 "오토바이가 인도를 주행하는 모습은 예전부터 자주 봐 온 문제다. 이륜차도 어쨌든 '차'인데 인도를 걷는 보행자들을 배려하지 않고 차도에서 처럼 속도를 내는 것을 보면 무서울 때도 있다"며 "차도 위에서의 오토바이 단속은 여럿 봤으나 인도 위 단속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차도를 이용해 주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아 인도를 운행할 때는 보행자를 생각해 주는 배려다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반면,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빠른 배달 문화 등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2년간 오토바이 배달원을 하고 있다는 양모(23·대구 북구)씨는 "배달이 많아서 빨리 가야 하거나 부득이하게 시간 단축을 위해 인도를 타곤 한다. 가끔 보행자와 부딪힐 뻔한 위험할 상황도 있다"면서도 "가게에서 음식을 받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인도로 올라가야 할 때가 많다. 최대한 인도로 다니지 않고, 서행하려고 노력하지만 빠른 배달을 원하는 고객들을 생각하면 그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내 인도 위 이륜차 단속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이륜차가 인도 위를 주행하는 것은 도로교통법상 위반임을 알리며 이륜차 단속 연중 시행과 함께 이달부터 9월30일까지 이륜차 집중 단속으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토바이 단속을 위한 시설 정비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라 당부했다. 김기혁 계명대 교수(교통공학과)는 "이륜차 단속은 경찰들도 잡기 힘들 정도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아 뾰족한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륜차 운전자들은 인도에서 주행하는 것은 자동차가 인도에서 주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당국은 오토바이가 자주 다니는 인도에 CCTV 등의 시설을 설치해 엄격하게 벌금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륜차 운전자들도 인도 주행으로 발생할 안전사고를 늘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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