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계속 되는데, 소방수 없는 국민의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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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30   |  발행일 2022-08-31 제3면   |  수정 2022-08-31 06:49
화재 계속 되는데, 소방수 없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는 계속되는데, 소방수가 없다"


국민의힘 주류·비주류 간 내홍을 바라보는 당내 시선이다. 국민의힘은 30일 4시간 여에 걸친 의원총회를 통해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추인했다. 겉으론 정리된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당은 분열 직전이다. 친윤 대 비윤, 대립 구도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론도 공개적으로, 더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친윤 그룹은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자를 이준석 전 대표로 정조준하고 조속한 당 수습을 강조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현재, 당의 위기가 무엇에서 시작되었는가. 전 당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되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친윤 그룹의 한 초선 의원도 "이번 사태는 이 전 대표로부터 출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만 구성하고, 스스로 거취 표명하겠다는데, (비윤 그룹에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도 의총 직후 권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재선의원 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당이 비상 상황에 이르게 된 출발점은 이준석 전 당 대표 '성 상납 의혹'에서 초래됐다"며 "일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대안도 없이 당을 흔드는 언행을 계속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자제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 상임전국위원회 소집을 거부하는 행위도 어떤 명분도, 납득도 되지 않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의총에서는 비윤 그룹을 중심으로 당헌 개정안 반대부터 권 원내대표 퇴진론, 비대위가 아닌 최고위원회의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했다. 의총을 마친 조경태 의원은 기자들에게 "(권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것과 (새) 비대위로 가는 것, 권 원내대표가 사태수습까지 가자는 주장과 그(새 비대위 출범) 전에 끝내자는 주장이 있다"며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인 제공자인 권 원내대표가 즉각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이어 "치열한 공방이 있다는 것 자체가 원내대표를 불신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버티면 버틸수록 분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의원 역시 기자들과 만나 "원내지도부가 길을 잃었다. 길을 잃었으면 길 잃기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은 편법이고 탈법이고 꼼수고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새 비대위를 반대했다. 안철수 의원은 의총 결과에 대해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드는 것 자체가 법원에 운명을 맡기는 것이라 굉장히 불확실하고 위험이 많다"며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지도부가 비대위를 계속 진행하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표결을 하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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