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철가방극장' 뼈대만 남기고 모두 철거한다

  • 박성우
  • |
  • 입력 2022-09-27 06:43  |  수정 2022-09-27 06:46  |  발행일 2022-09-27 제3면
농림부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선정...설계 위한 막바지 절차 진행 중

청도코미디의 상징인 전유성의 코미디철가방극장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청도군에 따르면 코미디철가방극장은 전유성이 청도를 떠난 후 시설물 활성화 방안 용역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수년간 방치해 오다가 최근 농림부의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2020~2023년) 공모에 선정됐다. 지난해 9월 기본계획승인을 받고 현재 설계를 위한 막바지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철가방극장은 곧 건물 뼈대만 남겨 두고 외관은 물론 공연장 내부시설까지 모두 철거된다. 대신 지하 1층엔 농산물판매장, 지상 1층은 카페, 2층은 다목적 갤러리 등으로 리모델링된다. 철가방극장은 '코미디도 배달된다'는 콘셉트에 맞춰 중국집 철가방 모양을 갖춘 건물로, 전 세계적으로 찾기 쉽지 않은 독특한 건물이다. 비스듬히 열린 철가방에서 금세 쏟아질 듯 흘러내리는 짜장면과 짬뽕, 소주병 모형의 외형 건물은 당시 그 자체로도 관광명소였다. 관람예약을 하지 않고 찾았다가 낭패를 본 뒤 철가방극장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린 관광객까지 합하면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50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건축사는 "건축은 장소성이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수많은 사람의 기억과 추억을 갖고 있는 철가방극장은 그 자체로도 보존할 가치가 있다. 청도코미디의 원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철가방극장이 청도코미디의 원형이라는 역사성을 가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현재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이 막바지 단계라 사업추진을 다시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사진=박성우기자

기자 이미지

박성우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