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침수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자 9명...생존 2명, 심정지 7명

  • 김기태,이현덕
  • |
  • 입력 2022-09-07 07:58  |  수정 2022-09-07 08:36
포항 침수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자 9명...생존 2명, 심정지 7명
6일 태풍으로 침수되어 실종된 포항 아파트 주차장 실종자 중 한명이 구조대에 의해 구조되어 이송되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실종 신고된 주민 등 9명이 구조됐다.

7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8시 15분부터 이날 새벽 2시 15분 사이 9명이 구조됐다.

이 가운데 6일 오후 8시 15분과 오후 8시 41분 구조된 30대 남성 A씨와 50대 여성 B씨는 생존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구조가 시작된 이후 14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나머지 구조자는 같은날 밤 10시 3분, 10시 6분, 10시 9분에 3명을, 7일 오전 0시 17분부터 오전 2시 15분까지 4명 등 총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애초 실종된 명단에 없던 2명의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아파트의 특성상 1인 가구가 상당수 거주해 가족들이 신고를 못한 실종자인 것으로 파악했다.

물에 잠긴 지하주차장에서 14시간여만에 생환한 2명은 지하 배관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소방본부 측은 "첫 번째 생존자인 30대 남성은 지하 주차장 오수관을 붙잡고 있는 채 발견됐고, 두 번째 생존자인 50대 여성은 지하 주차장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려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첫 번째 생존자는 헤엄쳐 나와 자기 발로 스스로 나온 격으로 볼 수 있고, 두 번째 분은 엎드려 있었기에 우리 대원들이 가서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높이가 약 3.5~4m다.

이 중 오수와 스프링클러, 냉난방 등 상부 배관과 천장 사이 공간은 약 30㎝로, 두 번째 생존자인 50대 여성은 이 공간에 엎드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은 "'에어포켓'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배관 위에 어느 정도 여유 공간이 있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6일 오전 6시 30분쯤 지하 주차장 내 차량을 빼려 나갔다가 인근 냉천이 범람한 물이 급속히 유입돼 낮은 지대에 있던 지하주차장으로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실종됐다.

소방 등 구조당국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점이 있을 가능을 두고 수색자들이 일렬로 서서 훑으며 지나가는 저인망 방식으로 주차장을 수색 중이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