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참외로 한우 사료·퇴비 활용…친환경 농업 실천

  • 석현철
  • |
  • 입력 2022-09-27 06:53  |  수정 2022-09-27 06:57  |  발행일 2022-09-27 제8면
성주군 참외 저급과 수매사업 일거양득 효과
하천투기 대책으로 내년에는 폐과도 전량 유상수매 추진
참외 가축 사료화 브랜드 육성해 축산산업과 동반성장
수매제외 대상 폐과는 플라스마 건조방식으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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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의 한 참외농가에서 버려지는 참외 저급과와 폐과를 퇴비로 활용하기 위해 한 곳에 모아두고 있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오랜 시간 사람들과 함께해 깊은 역사와 품질을 보증하는 브랜드를 우리는 명품이라고 부른다. 과채류 중에도 명품이 있는데 경북 성주군의 참외가 그 중 하나다. 성주 참외는 2017년 조수입 5천억원 돌파에 이어 올해는 조수입 6천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명품의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성주군은 성주 참외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2012년에는 참외 상자 경량화 교체사업(10㎏)을 통한 유통혁신으로 고속 성장을 이루었다.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성주 참외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성주 참외 BI(브랜드 이미지 관리) 및 디자인 리뉴얼 등을 함으로써 성주 참외를 더 쉽게 인식할 수 있게 했다.

군은 저급과(비상품과) 유통 근절을 통해 안정적인 농가 소득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 및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퇴비 액비화 사업 △사료화를 통한 순환농업 △건조·퇴비화 시범사업 등을 통해 저급과 유통근절에 나서고 있다.

◆퇴비·액비화 사업

올해 성주군은 총사업비 22억5천만원을 들여 참외 저급과 수매사업을 시행했다. 통상 2월부터 8월까지 시행하는 이 사업은 참외 저급과 및 발효과 등의 시장 유통근절과 저급과를 활용한 퇴비·액비화로 친환경 순환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성주군의 비상품과 수매량은 5천715t이었으나 올해는 8천660t으로 전년 대비 2천945t이나 증가했다. 저급과가 폭증한 이유는 잦은 강우 및 고온에 따른 얼룩이병과 흰가루병 등의 바이러스 발생, 전년 대비 참외 생산량 증가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으로 보인다.

참외 저급과 수매는 그동안 참외 본격 출하기에 하천 등에 무단 투기되던 저급과를 줄여 환경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저급과의 유통근절로 참외 산업의 시장가격 지지 효과는 약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참외 저급과를 활용한 맞춤형 액비 및 퇴비 생산 공급으로 자원화 및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농가 경영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좋은 품질의 참외 출하에 따른 소비자 신뢰 확보 및 유통 활성화를 통해 국내 소비 촉진은 물론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와 같이 참외 바이러스로 인한 참외 저급과 대량 발생 시 시설용량 부족 현상은 풀어야 할 과제다. 성주군이 올해 참외 폐과(미숙과·부패과·파손과)를 수매장에서 무상 처리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하천에 투기하는 사례도 발생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에 따라 성주군은 2023년 참외 저급과는 물론 폐과의 전량 유상수매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비상품과 농산물 자원화센터 건립을 통해 비상품과의 적절한 처리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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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의 한우농가에서 참외 저급과를 활용해 생산된 참외 사료를 한우에게 먹이고 있다. <성주참외 한우 영농조합 제공>
◆사료화를 통한 순환농업

성주군의 참외재배 면적은 3천457㏊이며, 생산량은 18만8천t으로 전국의 70%를 차지한다. 군은 2010년부터 성주 참외 저급과 유통근절 사업을 실시해 참외 명품화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수매량이 막대해 그 처리가 중대한 현안이 됐다.

이에 성주군은 저급과를 활용한 퇴비·액비화에 이어 한우 사료화 기술 개발 및 시범 보급과 성주 참외 한우 브랜드 육성 기반 조성으로 축산농가 경쟁력 향상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참외 저급과를 활용한 참외발효 한우 사료 실용화를 위해 2015년부터 경북농업기술원과 공동으로 현장 실증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성주 참외 가축 사료화 브랜드 개발 연구용역 및 참외 사료 농가 실증시범을 추진하는 등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2015년 참외 가축 사료화 이용 가능성 분석을 시작으로 2016~2017년 경북기술원과 지역농협, 축산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현장 실증 공동연구를 실시했다.

이어 △2017년 참외 가축 사료화 브랜드 개발용역 △2017~ 2018년 FTA 대응 사료비 절감 시범 한우농가 급여 △2019~2020년 지역 활력화 작목기반 조성사업으로 성주 참외 한우 브랜드 육성사업을 추진했다.

2019년부터 2년간에 걸쳐 지역 활력화 작목기반조성 사업으로 연간 1만1천여t 생산 규모의 성주 참외 발효 TMR 사료 제조시설을 구축해 2020년 하반기부터 참외 사료를 생산·공급했다. 한우의 품질향상을 통한 성주 참외 한우 브랜드 육성으로 성주 참외와 축산산업의 동반성장 기반을 조성했다.

또한 202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연간 약 4천500t(참외 900t)을 생산해 한우 800두에 급여함으로써 △참외 저급과 유통근절 및 환경오염 방지 △축산농가 사료비용 절감 △자원 활용성 증대 효과를 얻고 있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한우 TMF사료 생산시설 구축 및 부대장비를 구입하고 일일 20t의 참외 사료를 생산해 1천두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참여 농가 사육 두수는 1천700두이며 두당 일일 평균 15㎏의 참외 사료가 급여되고 있다. 참외 저급과 소비량은 연간 1천200t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참외 먹은 한우와 국내 한우의 평균을 비교 분석한 데 따르면 육질의 경우 1++가 국내 한우의 평균은 21.9%, 1+등급은 22.1%인 반면 참외 먹은 한우는 각각 32.0%와 36.9%로 육질이 월등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량도 국내 한우의 평균 체중은 452㎏인 반면 참외 먹은 한우는 501㎏으로 조사됐다.

한우 한 두당 평균 가격은 참외 먹은 한우가 1천75만원으로 국내 한우 평균 879만원보다 196만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주군은 참외 사료화 사업을 통해 참외 저급과 유통근절 및 환경오염 방지 등 군정 현안을 해결하고 지역 농산 부산물인 참외 한우 사료화로 축산농가 사료비용 절감 및 자원 활용성 증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건조·퇴비화 시범

성주군은 2021년 우수연구개발 혁신성과 확산사업 국비 10억원을 확보해 참외 수매제외 대상인 폐과의 플라스마 건조방식을 통한 처리의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다.

현재 성주군은 남부 농기계 임대사업소 내 플라스마 건조방식을 통한 폐기물 처리기를 설치 중에 있으며 오는 10월 설치가 완료되면 시험 운영을 통해 재배지 투입 및 효과를 분석해 2023년 6월 최종 평가회를 가질 예정이다.

군은 지역 농업인이 지속활용 가능토록 기술지도를 병행하며 일일 처리량 1t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군은 장기적으로 마을 단위 처리시설 설치를 통해 점차 처리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수분의 비상품성 참외를 적절히 처리해 양질의 퇴비를 생산, 토양개량 효과를 높이고 환경오염 방지 및 농가 경영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참외 폐과의 자원 순환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부산물을 활용해 농가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참외 폐과에 의한 2차 환경오염 해결 및 처리방안의 다양화로 새로운 사업적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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