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정서 무승부 챙긴 대구FC…강등권 탈출 불씨는 살려놨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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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3   |  발행일 2022-09-14 제23면   |  수정 2022-09-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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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고재현이 13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2-2를 만드는 동점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대구FC가 태풍이 몰아치는 제주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회생의 불씨를 살려놨다.

대구는 13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2-2로 비겼다.

리그 최하위 성남FC(6승 6무 19패·승점 24)와의 격차를 벌리고, 9위 수원삼성(8승 10무 13패·승점 34)과의 차이를 좁혀야만 했던 대구는 다행히 승점 1점이라도 챙겨 돌아오게 됐다. 같은 시각 김천상무가 수원FC에 패하면서 대구는 6승 14무 12패, 승점 32로 리그 10위로 올라섰다. 다만, 대구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원정전에서 단 하나의 승리도 챙기지 못하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남겼다.

경기 전 대구는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최원권 대구 감독 대행은 "이미 전북현대전(10일·0-5 패)에서 먹을 골을 다 먹었다. 이기기 위해 최고의 준비를 마쳤다"며 시즌 첫 원정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구는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에이스' 세징야를 중심으로 한 제카·고재현으로 구성한 공격진은 그대로 내보냈지만, 중원을 이진용과 황재원으로 꾸렸다. 황재원은 주로 우측 윙백으로 나서는 수비 자원이다. 최 감독 대행은 황재원을 중앙에 배치해 수적 우위를 가져가고자 의도하는 동시에 크로스가 좋은 장성원을 황재원 자리에 배치했다.

하지만 좌우 측면 돌파가 뜻대로 되지 않았고, 오히려 제주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특히, 이날 제주는 중국으로 북상 중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강한 비바람이 쏟아졌는데, 대구 선수들은 잔 실수를 반복했다.

결국 대구는 전반 21분 안타까운 실점을 허용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진용이 잠시 망설이는 사이 제주 진성욱이 따라붙었고, 이진용이 진성욱의 발을 차는 바람에 페널티킥이 불렸다. 김주공이 처리한 페널티킥을 대구 수문장 오승훈의 발에 걸렸지만, 득점으로 연결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추가 득점도 허용했다. 대구 수비진이 대형을 갖추기 전에 윤빛가람이 후방에서 한 번에 날린 롱패스를 받은 진성욱이 리드를 벌렸다.

대구의 공격은 풀리지 않았다. 제카는 제주의 압박 수비에 좀처럼 공을 지켜주지 못했고, 공격진의 연계 플레이는 삐걱거렸다. 제카가 힘들게 주변 동료들에게 내준 공은 허무한 슈팅으로 골문을 지나쳤다. 대구는 전반전 6개의 슈팅을 시도했는데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후반전 다시 한번 변화를 시도한 대구는 기어이 결과를 만들었다. 후반 6분 홍철이 왼쪽 윙백에 들어갔고, 4분 뒤 장성원 대신 이용래를 투입하며 황재원을 다시 우측으로 돌려놓으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던 좌우 측면 공격이 조금씩 활기를 띠었다.

후반 13분 세징야의 만회 골이 나오면서 대구가 분위기를 탔다. 세징야는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공을 잡았고, 수비가 미처 붙지 못한 틈 사이로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려 절묘한 코스의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22분 고재현의 동점 골까지 터졌다. 중원 싸움에서 이긴 대구는 제카가 드리블을 통해 전방까지 공을 가져갔고, 패스를 받은 고재현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해냈다.

남은 시간 대구와 제주는 서로 승리를 챙기기 위한 파상공세를 퍼부었으나, 서로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바라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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