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점점 요원해지는 물가잡기

  • 최수경
  • |
  • 입력 2022-09-14 19:50  |  수정 2022-09-14 19:51  |  발행일 2022-09-15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내 물가가 당분간 잡히기는 힘들 전망이다. 국내 물가 및 통화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발(發)물가쇼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그 여파로 14일 원·달러 환율은 13년여만에 1천390원을 돌파했고, 코스피와 코스닥은 1%이상 고꾸라졌다. 당장 다음 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회의에서 자이언트(한번에 0.75% 포인트 인상), 울트라 스텝(1.0%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판국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10월 12일 예정)조정에도 자연히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 단초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였다. 전년 동월보다 8.3% 올랐다. 당초 시장 전망치(8.0%)보다 높아 충격파는 컸다.

전달 대비 전망치(0.1% 하락)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0.1% 상승했다. 외부 변수가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전년 동월보다 6.3%(전망치 6.0%)나 오른 것이 뼈아팠다. 기대했던 '물가정점론'이 힘을 잃은 셈이다. 지리하게 진행중인 물가잡기 싸움의 끝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이달 20~21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주목받는다.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져서다.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조정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시장에선 한은이 올 10·11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베이비스텝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봤다. 이젠 빅스텝(0.50%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우려는 국내 외환 및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1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급등한 1천390.9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엔 1천395.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천390원(종가 기준)을 돌파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 이후 13년 5개월만이다. 강달러 기조에 원화가치는 속수무책이다. 1천400원대 진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코스피와 코스닥는 이날 요동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12포인트(1.56%) 내린 2,411.42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장 초반에는 2% 이상 하락해 2천 381.50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 2천 410선은 겨우 지켜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86포인트(1.74%) 하락한 782.93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상승은 달러화 강세를 견고하게 해 수입물가 상승→국내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 상승 →금리인상→가처분 소득 감소→소비 부진→기업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진다. 이 악성 연결고리는 당분간 쉽게 끊어내기 힘들 전망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최수경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